[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중국이 반도체 장비부터 인공지능(AI) 칩까지 자국 기업으로 이어지는 자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장비 기업들이 기존 전공정 중심에서 첨단 패키징 등 후공정으로 제품군을 넓히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의 핵심이 ‘기술 격차 축소’에서 ‘생태계 구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첨단 반도체와 장비 수급에 차질을 겪고 있는 만큼, 수율 및 신뢰성 확보는 과제로 꼽힙니다.
지난 2~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6’에 전시된 실리콘 웨이퍼. (사진=연합뉴스)
7일 업계와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AI 기업 딥시크는 최근 네이멍구에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에 최소 16만개의 화웨이 차세대 AI 가속기 ‘어센드 950DT’를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해당 칩이 주로 AI 모델 추론에 활용되며, 계획이 현실화하면 알려진 화웨이 AI 칩 클러스터 가운데 최대 규모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중국 기업의 자국산 AI 칩 공급은 향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JP모건은 지난 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중국산 AI 칩 공급량이 올해 약 210만개에서 2028년 약 500만개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화웨이 어센드 칩의 출하량은 2025년 약 70만개에서 2028년 약 160만개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캠브리콘을 비롯한 자국 AI 반도체 기업들이 함께 성장해 공급업체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JP모건은 분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장비사들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종전 전공정에만 집중했던 기술력을 후공정으로까지 넓히면서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중국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나우라(NAURA)는 최근 반기보고서에서 기존 식각·증착·열처리 등 전공정 장비에서 하이브리드 본딩과 실리콘관통전극(TSV) 전기도금 등 첨단 패키징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식각 장비를 주력으로 성장한 AMEC도 박막 증착과 첨단 패키징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중입니다. AMEC는 3D 낸드·3D D램용 고종횡비 식각 기술 개발과 동시에 박막, TSV 관련 장비를 개발 중입니다. 향후 5년간 자체 연구개발과 인수합병(M&A)을 통해 고급 집적회로 장비 시장의 60% 이상, 첨단 패키징 장비 시장의 70% 이상을 제품군으로 대응한다는 목표입니다.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현지에서는 중국 반도체 산업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근 중국 우시에서 열린 ‘제14회 반도체 장비·소재 및 핵심부품전(CSEAC 2026)’에서 중국전자전용설비공업협회(CEPEA)는 중국 반도체 산업이 ‘핵심 기술 돌파’에서 ‘생태계 구축’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제품군 확대가 글로벌 업체와 동등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뜻은 아닌 만큼, 수율과 신뢰성 확보는 과제로 꼽힙니다. 블룸버그통신은 화웨이가 메모리 수율 저하 등으로 딥시크향 AI 칩 납기에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발표를 보면 세부 스펙을 공개하지 않거나 발표 내용이 실제 성능과 다른 경우가 있어 발표 내용을 비판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반도체 전 생태계 영역에서 꾸준히 자국 기업을 육성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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