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젠솔루션, 107억 베트남 블랙홀
채권자 파산신청 위기, 유상증자로 급한 빚 꺼
본사는 7.5% 고금리 빚내고 부실 법인엔 거액 대여
2026-10-07 14:20:56 ㅣ 2026-10-07 14:50:21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파산 신청 사태로 홍역을 치른 엠젠솔루션(032790)이 새로 조달한 투자금마저 급한 빚을 갚는 데 털어 넣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장 눈앞의 파산 위기는 모면했지만, 계열사향 대여금 및 매출채권 등에서 손상 처리가 많아 다가올 연말 회계감사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엠젠솔루션은 전날 주요사항보고서 정정 공시를 통해 지난달 조달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금 20억원의 사용 목적을 기존 '운영자금'에서 '채무상환자금'으로 전면 수정했습니다. 회사 측은 "주금 납입 이후 사채권자의 파산 신청이 제기됨에 따라, 합의를 통해 제24회 전환사채 상환 금액의 일부로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회사 본업을 살리는 데 쓰여야 할 현금이 채권자의 파산 소송을 취하하게 만드는 용도로 쓰인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극심한 자금난에 빠진 본사의 형편입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엠젠솔루션 본사는 현금성자산이 반년 만에 130억원에서 42억원으로 급감했습니다. 이에 본사 사옥 등을 담보로 연 7.5%의 고금리로 25억원을 조달하는 등 총 60억원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회사는 100% 자회사인 베트남 법인(MGENTECH)에 107억원(약 700만달러)을 대여했습니다. 이 베트남 법인은 올 상반기에만 23억원의 순손실을 냈으며, 이미 지난해 사업 가치 하락으로 인해 본사가 보유한 지분 가치 중 61억원이 손상차손 처리됐습니다. 앞서 본사는 베트남 법인에 빌려준 대여금 중 78억원을 돌려받지 못하자 이를 주식으로 전환(출자전환)해 준 바 있습니다.
 
또다른 자회사인 현대인프라코어에서도 5억5000만원에 회사를 인수한 뒤, 빌려줬던 대여금 13억5000만원을 출자전환해 줬습니다. 그런데 주식으로 바꿔준 바로 그해 10억 5636만원을 곧바로 '손상차손(가치 하락)' 처리해 장부에서 지웠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회사는 비상장사인 '피에이산업개발' 지분 15%를 단 4500만원에 취득해 관계사로 편입시킨 바 있습니다. 이 회사는 2년 연속 단 1원의 매출도 올리지 못했는데, 투자금의 20배가 넘는 10억원을 빌려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액 평가손실 처리했습니다.
 
이런 부실 징후 속에 지난해 금융당국 지정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베트남 법인 부실과 관련해 '핵심감사사항'으로 지목했습니다. 하지만 엠젠솔루션은 올해 지정 감사가 끝나자, 감사 보수를 깎으며 회계법인을 교체했습니다. 내부감사 기구와 감사인 간의 회의는 지난 1년 반 동안 100% '서면'으로만 진행됐습니다.
 
회사는 지난 7월1일 자로 38억원 규모의 재고자산 실사를 진행하면서 외부감사인 입회 없이 내부 경영지원실 직원 1명만으로 단독 실사를 강행했습니다. 재고자산 회전율이 12.99회에서 3.66회로 급락한 상황에서 부실 감사가 이뤄진 것입니다.
 
본업 매출도 반 토막(176억→89억원) 난 가운데, 별도 기준 6개월 이하 단기 매출채권 36억8000만원 중 58%에 달하는 21억5000만원이 특수관계자인 '주식회사 뮤셈' 단 한 곳에 집중됐습니다. 뮤셈은 107억원이 흘러간 베트남 법인과 동일한 코일 제조업을 영위하는 곳으로, 부채만 207억원에 달합니다. 돈 떼일 위험을 나타내는 매출채권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2년 전 0.44%에서 올 상반기 19.78%로 폭등했습니다.
 
이 가운데 엠젠솔루션은 오는 13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합니다. 이날 주총에는 앞서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투자조합 측 인사 5명을 신규 이사진으로 선임해 경영권을 장악하고, 'AI 데이터센터·원유 정제 플랜트' 등의 신규 사업을 정관에 대거 추가하는 안건이 상정됩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기존 사내이사 해임의 건입니다. 새로운 경영진이 이사회를 장악하는 동시에 기존 수뇌부 축출에 나선 것인데, 회사 측은 해임 사유에 대해 "해당 이사가 자금조달 과정에서 임무 해태를 반복했고, 지위를 이용해 회사를 상대로 지속적인 소송·가처분·자료 요구를 제기하며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적시했습니다.
 
자금 유출과 부실 회계 의혹이 쏟아지는 와중에 경영진은 책임 다툼을 하는 모양새입니다. 회사의 한 일반주주는 "재무 상태가 상장폐지 직전인데 경영진끼리 소송전을 벌이고 있으니, 다가올 주주총회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될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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