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자영기자]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대형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모인 자리에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판매수수료를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9일 롯데백화점,
신세계(004170), 한화갤러리아 등 9개 대형 유통업체 CEO들과 서울 여의도 백리향에서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2분기 안에 업태별, 상품군별 수수료 수준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수수료 발표는 1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정례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 납품, 입점업체들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판매수수료가 높다는 불만이 제기되는 가운데, 수수료 정보를 공개해 당사자들간의 협의를 거쳐 판매수수료를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이다.
공정위원장이 대기업 CEO들과 대규모 간담회를 갖는 것은 이례적이어서 이번 간담회가 '기업 압박용'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다. 공정위는 "김 위원장이 상생 문제를 점검하고, 기업들의 고충도 듣자고 마련한 자리"라고 대응했지만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강력했다.
김 위원장은 "유통업계 현장에서 부당반품, 판촉비용 전가 등에 대한 납품업체의 불만이 있다", "현행 제도만으로는 건강한 유통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등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이어 '대규모소매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 추진 상황을 알렸다.
이 법률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와 입점업체 간의 불공정거래를 뿌리 뽑기 위해 반품이 필요한 이유를 대형 유통업체가 입증하는 입증책임 전환, 계약추정제(납품업체가 유통업체에 구두계약으로 요청한 사항을 15일내 유통업체가 회신하지 않으면 계약이 성립되는 제도) 도입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유통업체 CEO는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 하병호 현대백화점 사장, 박건현 신세계 사장, 황용기 한화갤러리아 사장, 서광준 AK플라자 사장, 최병렬 이마트 사장,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 이강을 하나로마트 임원 총 9명이었다.
이들은 간담회에서 납품업체와의 공동상품 개발, 100% 현금결제 등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업체에 따라 동반성장 실적을 임직원 승진 등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수수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유통업계는 공정위가 밝힌 '판매수수료 공개' 방침이 달갑지 않은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유통법이 통과된 상황에서 수수료 공개는 약간 부담"이라며 "수수료란 용어도 업체가 마치 수수료 장사를 하는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어 부적절하다"며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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