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18일 "기름값 비싼 500개 주유소 선정, 조사" 발언이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업계는 지난 석달간 정부의 기름값 100원 인하 방침에 동참했다가 종료 후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업계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거세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특히 업계는 정부가 열흘째 이어지는 기름값 상승에 유류세를 낮춰야한다는 국민 여론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정유사와 주유소 사이의 '네탓 공방' 불똥이 정부로 튀는 것을 차단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우선 정유사들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는 않으면서도 "개별 소비자 가격은 주유소가 시장 상황에 따라 정하는 것인데 왜 정유사를 문제삼느냐"는 태도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100원 할인 종료 후 국제유가에 비례해 기름값도 올라간 것인데 정부가 유류세 등 대책 마련보다 그 책임을 정유사와 주유소에 떠넘겨버리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주유소 500곳을 어떻게 선정할지도 의문이지만, 시장 논리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 것인데 정부가 계속 시장경제에 나서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유소업계 역시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주유소 사장은 "여의도, 강남 등 임대료가 비싼 지역은 기름값도 비쌀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강제로 회계장부를 들춰보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정유사와 주유소가 어떻게 이윤을 남기는지, 이번 네탓 논쟁에 있어 어느 쪽이 문제가 있는지 제대로 확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비싼 주유소 500개만 선정해서 조사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며 "저렴한 주유소도 100개 이상 선정해 더욱 공정하게 확인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 장관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유가문제의 기본원칙은 정유사가 기름값을 덜 내린만큼 덜 올려야 한다는 것"이라며 "기름값이 비싼 500개 주유소를 선정해 정유사와 주유소간 유통과정상 문제점 등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서울지역의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2022.00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 7월13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2027.79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