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8일 국내 금융시장이 패닉상태에서 요동쳤지만 국내 대형 제조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금융시장의 과잉반응을 우려하면서도 당초 예정됐던 경영전략을 계획대로 추진하면서 원가절감 등 경쟁력 강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분위기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위상이 크게 높아진 자동차업계는 이번 충격의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도 그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고 있는 만큼 즉각적인 대응을 하기보다 만일을 대비한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플랜)을 마련하고 글로벌 경제상황을 면밀히 살핀다는 방침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자동차산업의 수출비중은 6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 가운데 미국시장은 10년전에는 50% 이상으로 절대적이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18.7%로 줄어드는 등 시장이 다변화 되고 있다.
그만큼 미국 신용등급 하락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대표기업인 현대·기아차의 해외 현지공장도 미국뿐만 아니라 동유럽 등 상대적으로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을 덜 받는 곳에 위치해 일본이나 독일보다는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유리하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과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해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경우를 대비한 컨틴전시플랜을 마련하는 한편, 이전과 마찬가지로 현지생산과 모듈화, 플랫폼 통합 가속화를 통한 원가절감 등으로 경쟁력을 높여가겠다는 계획이다.
철강업계도 리스크에 대비하면서 갈길은 간다는 분위기다.
포스코(005490)는 "창을 베고 자며 아침을 기다리는 침과대단(枕戈待旦)의 자세로 임한다"며 "리스크에 대비하면서 하반기 도약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제철소와 터키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착공, 포항 선재·스테인리스 제강공장 증설 등 철강 투자를 예정대로 추진하고, 원가절감 노력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004020)도 "미리 알고, 인지한 일이어서 크게 놀랄 상황이 아니다"며 "원가 절감 차원에서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도 내실을 다져 금융위기에 대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도 단기 충격에 치우치지 않고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생산성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글로벌 경기침체는) 개별기업이 노력한다고 해결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 이벤트에 치우치지 않고, 시장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혔고,
삼성중공업(010140)도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사태를 예의주시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정유업계는 상대적으로 비상이 걸렸다.
수출비중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서는 정유사로서는 환율과 유가 불안정으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두바이유는 지난 5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전날보다 5.8% 급락한 101.05달러에 거래됐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불안에도 불구하고 대응을 늦추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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