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유로존 은행들을 지원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직면한 상황에서 유로존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양국 정상은 은행들의 자본 확충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회담 직후 기자 회견을 통해 "이날 세부적인 내용은 논의되지 않았지만 이달 말, 위기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獨·佛, 위기의 끝자락에서 합의?
주요 외신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은행 자본확충에 대한 논의, 그리스 등 유럽 채무 불안 진정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논의의 핵심은 위기의 유로존 은행들의 자본을 늘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우리는 은행권의 재정건전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독일과 프랑스가 합의한 내용을 반드시 진행시켜 유로존 경제의 성장과, 금융 안정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리스의 디폴트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유로존 은행들이 필요한 비용은 수억유로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리스의 디폴트 문제에 대해 사르코지 대통령은 "트로이카(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IMF)의 실사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한다"며 "결과에 따라 유로존 정상들은 적절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양국이 논의한 사항이 조금 부족하고, 조금 늦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유로존 사태 진정을 위해 무언가가 논의되고 있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카르텐 브르제스키 ING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정상들은 또 다시 한발 늦은 조치를 취한 것일 수도 있다"면서도 "위기의 상황에서 양국이 논의한 사안들은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올가르 슈미에딩 브레버그 고슬러 이코노미스트는 "경험적으로 봤을 때, 부채 위기가 진행되온 지난 20개월 동안 독일과 프랑스 정상들이 쉽게 합의를 도출한 적은 없다"면서도 "그들은 마지막 순간, 벼랑 끝에서는 언제나 의견을 함께했다"는 전망을 내놨다.
◇ 유로존 위기 완화?.."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두 정상은 유로존 새태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데 합의를 이루고 세부적인 방법은 이달 말까지 정하기로 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와 독일이 유로존 경제 대국으로서 유로존 안정을 위해 특별히 더 많은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늦어도 다음달 3일 칸느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 이전인 이달말까지 지속가능하고 포괄적인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영국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은 이에 대해 "이번 회동이 유로존 투자자들에게 남긴 점은 특별히 없다"며 "회담 이전에도 독일과 프랑스는 은행권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은행권 자본확충 방법을 놓고 양국이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에 대한 논의는 이번 회동에서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최종 해법이 마련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프랑스는 "4400억유로로 늘어난 유럽안정기금(EFSF)을 사용, 은행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독일은 "EFSF 사용은 최후의 보루"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프랑스는 , EFSF의 국채매입에 한도를 두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그리스에 대한 민간투자자들의 손실부담(헤어컷)이 확대되는 것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은 국가별로 국채매입 한도와 기간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민간부문의 손실 부담에 관해서는 시장 신뢰를 확보하고 그리스를 유로존 울타리에 남기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투자자들의 손실부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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