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제약업계가 정부의 ‘새로운 약가인하 방식’ 도입 반대를 위한 단체행동에 본격 돌입했다.
제약노조(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산하 의약·화장품분과) 노조원 1000여명은 4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제약노동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약가제도 개편은 필연적으로 국내 제약산업 붕괴를 초래한다”면서 “일방적 약가고시를 철회해야 한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정부의 ‘새 약가인하(8·12)’ 발표 이후 소규모 집회는 여러번 열렸지만, 제약업계가 이처럼 대규모 단체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한국제약협회가 이달안으로 8만 제약인 총 궐기대회를 준비하고 있어, 정부에 대한 제약업계의 비판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노조는 이날 대정부 투쟁 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정권의 무책임하고 일방적인 약가 인하를 저지하기 위해 한치의 흔들림 없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제약산업 선진화’라는 미명아래 제약산업의 가장 큰 이해 당사자인 제약노동자 의견은 무시한 채 오로지 약값 인하만이 유일한 대책인양 무책임한 약가 개편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약가 인하가 현실화되면 제약업계에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등 고용불안이 이어지면서 결국 노동자의 생존권이 박탈된다는 것이 노조측 주장이다.
노조는 정부의 졸속적인 약가제도개편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으로 제약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박광진 의약·화장품분과 회장은 “우리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이명박 정권의 독선에 대한 비통한 심경과 분노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정부의 약가인하를 빌미로 정리해고(제약업계)를 진행하려는 숨은 의도가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정(제약부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노조는 “한미FTA 의약품관련조항으로 제약 산업이 붕괴에 직면했다”면서 “국가의 의료보건정책을 위협하는 조항들은 의약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특히 “지금의 협상대로 FTA가 타결되면 미국이나 유럽제약사들에게 국민의 건강권과 의약주권을 넘겨줘,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망국적 FTA를 반드시 막아 내겠다”고 강조했다.
박광진 회장은 “반노동정책으로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권과 자본에 맞서 전 조직적 역량을 동원해 총력투쟁할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한편 노조는 지난 9월26일부터 약가인하 전면 재검토 촉구를 위한 1인시위에 돌입해 3일까지 보건복지부와 국회 앞에서 시위를 진행해 왔다.
노조 관계자는 “오는 15일 국회에서 약가 일괄 인하 고시 문제점과 대책을 놓고 국회차원에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