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LG전자가 텔레비전(TV)-스마트폰-정수기에 이르는 각종 제품의 홍보 과정에서 '비교광고' 수위를 높이는 것에 대해
삼성전자(005930),
웅진코웨이(021240) 등 경쟁업체들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최근 LG전자 계열사인 LG 베스트샵(법인명 하이프라자)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 10월 초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LTE'를 출시한 이후 삼성전자 갤럭시S2 LTE·갤럭시S2 HD LTE 등 경쟁 제품들과의 디스플레이 비교시연 광고를 활발히 진행해오고 있다.
연초에 벌어진 삼성-LG간 3D TV 비교 논쟁의 '스마트폰판'을 시작한 셈이다.
LG전자는 LTE 스마트폰에서 화질이 중요하다는 것에 착안, 자사의 '고해상도 광시야각(AH-IPS)' 액정표시장치(LCD) 성능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슈퍼아몰레드 플러스'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삼성 LTE폰을 깎아내리는 광고전략을 택했다.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발열량이 많다는 점을 이용해 '갤럭시S2 LTE는 계란프라이를 만드는 데 적합하다'는 식의 호전적인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자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034220)까지 이에 가세해, 김원 상무가 옵티머스 LTE 출시기념 행사에서 "삼성은 오랄(Oral) 커뮤니케이션으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직접 공격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G의 이런 행태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가치를 못느낀다"면서도 "제품이 좋은지 여부는 소비자가 알아서 판단할 일인데 왜 꼭 남의 제품을 깎아내리는 방식을 쓰는 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LG전자는 또 2년 전 정수기사업에 뛰어들면서부터는 줄곧 업계 1위인 웅진코웨이 제품에 대한 비교광고로 상대방을 자극하고 있다.
정수기 사업이 주력인 웅진코웨이로서는 LG의 공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급기야 웅진코웨이는 지난달 25일 LG 베스트샵 사당점 등 5개 매장에서의 부당한 비교영업과 표시광고 행위에 대해 공정위에 제소했다.
LG전자가 성과가 저조한 자사 정수기 사업 확대를 위해 도를 넘는 허위 비방 TV광고에 이어, 판매현장에서까지 비윤리적인 영업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게 제소 이유다.
웅진코웨이에 따르면 LG 베스트샵에서는 단종된지 7년이 지난 웅진 제품과 자사의 신제품을 비교하는 불공정영업행위를 벌이고 있다.
그밖에 ▲ 웅진과 청호는 5가지 밖에 못 거르는데 LG는 40가지를 걸러준다 ▲ 살균마크를 받은 제품은 전세계에 LG정수기 뿐이다 ▲ 타사의 살균정수기는 살균인증도 없다 ▲ 타사는 1년에 고작 3번 청소한다 ▲ 타사는 필터를 교체하는 척 하고 재활용한다 등이 웅진이 제소한 LG의 허위비방 영업활동 내용이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허위비방광고 행위가 도를 넘는 수준이다. 시장 진출 이래 계속 성과가 저조하다보니 자사의 장점을 부각시키기보다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방법을 택한 것 같다"고 비난했다.
LG전자는 지난달 초 방영한 TV 정수기 광고에서도 경쟁사 제품은 씻는 물, 노는 물을 쓴다고 비하해 논란을 일으켰다.
LG전자는 웅진코웨이가 TV광고 중지요청 내용증명을 전달하고, 정수기협동조합에서 소비자 오인의 소지가 있는 허위비방광고를 자제해달라는 공문을 보내자 광고카피를 수정한 바 있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LG전자의 비윤리적인 광고·영업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지난 2009년에도 허위비방 신문광고를 집행해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이 남용 당시 LG전자 부회장을 직접 찾아가자 LG가 광고를 내린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는 것은 결국 경영진의 도덕성의 문제가 아닐까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LG전자는 웅진코웨이의 이같은 강수에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하이프라자 측에 영업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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