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내년 총선을 앞둔 민주통합당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다시 한번 ‘동진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PK(부산·경남)와 TK(대구·경북)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내년 4.11 총선에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부산 출마를 필두로 김정길·문재인 등 친노 인사가 총출동, 부산상륙작전에 나선다.
여기에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입당 의사를 밝힘에 따라 경남에서의 든든한 지원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경수 전 봉하재단 사무국장의 김해을 출마도 부산에서의 바람몰이를 경남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아울러 김부겸 의원이 군포 지역구를 포기하고 고향인 대구 출마를 결심해 PK뿐 아니라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버티고 있는 TK에서도 전방위적 압박이 가해지게 됐다.
민주통합당은 과거 민주당 시절부터 영남의 민심을 얻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공고화 된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나름의 '최후의 한 수’인 셈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호남정당으로 낙인찍혀 고립됐을 때 민심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 10년을 집권할 수 있었던 것도 수도권에서의 승리와, 타 정파와의 연립정부 구성 때문이었다..
지역주의에 번번히 발목을 잡혔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전국정당화를 위해 꺼내들었던 카드가 바로 ‘동진정책’이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앞으로 호남이니 영남이니 따지지 않고, 지역적으로 차별받는 인사가 없도록 하겠다”며 구여권 민정당 출신 김중권 전 의원을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했다.
영·호남 갈등을 타파하기 위한 DJ 동진정책의 핵심이었던 김 전 의원은 이후 새천년민주당 대표를 재임한 뒤 16대 총선에서 울진·봉화에 출마했으나 16표 차이로 아깝게 낙마했다.
그밖에 경북 안동에도 역시 5공 출신인 권정달 전 의원 등을 내세우는 등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동진정책을 펼쳤지만 모두 실패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또한 부산에서 매번 낙선하며 ‘바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본인 스스로 영남 정치지형 돌파에 정치인생을 걸었다.
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호남당이어서는 지역주의 극복이 요원하다는 판단 하에 열린우리당의 전국 정당화를 추진했으며, 김혁규 전 경남도지사 영입하기도 했다.
취임 후 첫 내각 임명에서 김두관 경남도지사를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파격 발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남지역 인재를 각료로 임명하는 등 인재를 양성해 지역 정치인으로 키울려는 노력을 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영남정권이라는 오해만 사고 말았다.
결국 DJ와 노 전 대통령의 두 차례 동진정책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조경태 민주통합당 의원(부산 사하구)이 유일한 야권 현역일 정도로 지역주의 구도는 한국 정치의 상수로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실패 속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은 부산과 경남에 화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사실상 '제3차 동진정책'으로 '노무현 사단과 이명박 사단'의 대결로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여야간 화력이 집중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실패했던 민주당의 영남공략이 이번에 어떤 결과를 나을지 관심이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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