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의 달콤한 유혹..'수렁'으로 빠지는 저신용자
현금서비스·카드론 등 사실상 '빚' 광고 미화
소비자 판단 흐려 오히려 빚 부추기는 꼴
2012-01-13 10:00:00 2012-01-13 10:00:00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즐거웠던 유럽여행! 부족한 이달 카드결제금액"
"부모님의 제주도 여행경비를 보태드리고 싶다"(현대카드 현금서비스 문구)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카드론 등 금융서비스를 '빚'이 아닌 것처럼 포장해 광고하면서 저신용자들이 더 깊은 '빚수렁'으로 빠져들게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서비스 이용자 대다수가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저신용자들이기 때문이다.
 
13일 여신금융협회가 공시한 6개 카드전업사들의 지난해 11월 기준 적용금대별 회원분포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고금리인 26% 이상~30% 미만의 금리로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회원이 전체 30.66%를 차지했다. 
 
6개 카드전업사는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SK 등이다.
 
            6개 카드전업사 현금서비스 적용 금리 (2011년 11월 기준)       (단위 : %)
 
                                                                 (자료=여신협 공시 기준 산정) 
 
이 중 삼성카드의 26~30%대 금리 구간에 분포한 회원은 45.59%로 두명 중 한명이 최고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실정이다.
 
리볼빙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리볼빙 서비스는 신용카드 사용자가 이용금액을 곧바로 상환하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자율적으로 갚도록 하는 결제 시스템을 말한다.
  
같은 기간 6개 카드전업사 기준 리볼빙 회원분포를 보면, 22~20%대 금리를 적용받은 회원은 30.43%, 26~30%대는 23.79%로 나타났다.
 
22%대 이상의 금리를 적용받는 고객이 50%를 넘은 셈이다.
 
                6개 카드전업사 리볼빙 적용 금리 (2011년 11월 기준)        (단위 : %)
                                                                (자료=여신협 공시 기준 산정)
 
이 가운데 KB국민카드의 리볼빙 회원 36.5%는 28~30%대의 최고 금리를 적용받았다.
 
신용등급에 따라 적용금리가 달라지는 점을 감안할 때, 고금리를 적용받는 회원은 저신용자가 대다수란 얘기다.
 
그러나 생계형 저신용자들에게 제공되는 금융서비스임에도 현금서비스나 리볼빙에 대해 화려한 문구로 장식,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빚 지는 상품'을 '현명한 선택'인냥 포장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이 낮아 은행대출을 못 받는 사람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카드사의 금융서비스를 저신용자에게 제공하지 않으면 결국 그들은 대부업체로 가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무리한 연체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유용하게 쓸 수있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서영경 YMCA신용사회운동사무국 팀장은 이에 대해 "국내 금융시장이 은행과 대부업으로 양극화가 되고 있기 때문에 중간에서 제2금융기관과 카드사가 흡수하는 것은 일리가 있지만 '빚'을 포장해서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광고들 봐도 최저금리와 최고금리 중 낮은 금리를 '미끼'로 소비자를 유혹하며 저신용자들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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