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7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 외환 부문 거시건전성 정책과 중앙은행간 통화스왑 등 국제 금융협력을 적극 추진해왔다"며 "신흥국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중수 총재는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시아개발은행(ADB) 파이낸셜 섹터 포럼에서 '자본이동과 거시건전성 정책 수단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에서 자본 이동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거시건전성 정책과 자본 통제를 시행하는 국가가 늘어났다"며 이 같이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10월 외국환은행에 대한 선물환포지션 한도 제한을 비롯해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환원(11.1월), 외환건전성 부담금(11.8월) 등 외환건전성 강화정책을 시행했다. 아울러 금융안전망 확충을 위해 한-미 통화스왑계약에 이어 일본 중국과의 통화스왑 규모를 확대했다.
김 총재는 "우리나라는 외환부문 거시건전성 정책과 주요국 중앙은행간 통화스왑 등 국제금융협력을 적극 추진하면서 금융불안기에 급격한 자본유출 억제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유럽 국가채무위기시에 자본유출 규모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상승폭이 금융위기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것도 적극적인 정책 대응 대책 구축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CDS프리미엄 상승률은 금융위기시 주요 36개국 중 28위를 기록했으나 유로재정위기시 36개국 중 19위로 개선됐다.
김 총재는 글로벌 자본이동에 대해서는 "양호한 경제 여건과 발달된 자본시장을 갖춘 선진 신흥시장국일수록 자본이동의 경기순응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패러독스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안정기에는 선진화된 경제여건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본유입이 집중되나, 금융불안기에는 신흥경제의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자본이 유출된다는 얘기다.
그는 "글로벌 유동성의 향방에 따라 경제여건이 양호한 신흥국도 무고한 피해국가가 되는 사례가 반복될 위험이 있는 만큼 자본 이동에 대한 포괄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국제자본이동 안정을 위한 글로벌 지배체계 구축을 위해 주요 20개국(G20)과 국제통화기금(IMF)의 리더십이 강화돼야 하고 아시아에서는 ADB의 역할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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