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한국형 헤지펀드는 수탁고보다는 운용능력이 우선돼야 한다."
취임 한달을 맞은 박종수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6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형 헤지펀드 운용은 수탁고 10조원 등 하드웨어적인 기준보단 운용역의 능력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한국형 헤지펀드 육성을 위해서 시급한 것은 하드웨어 장벽보다는 퀄리티"라며 "자기자본 규제 등 양적인 요건보다 운용경력과 운용실적 등 질적인 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에서 헤지펀드 수익률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헤지펀드는 기본적으로 3~5년 성과를 가지고 해야한다"며 "1년 내 당장 수익률을 공개하라고 하면 헤지펀드 시장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수탁고 10조원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면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인가기준이 높다는 의견이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금투협은 수탁고 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금융위원회에 건의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연기금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지난 3년간 채권 평균 수익률은 5.78%, 주식은 13.33%로 채권 비중을 낮추고 주식과 대체투자를 늘릴 타당성이 충분하다"며 "기관의 주식 투자의 비중을 25%까지 확대하면 약 25조원이 유입돼 안정적인 시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대형 IB 육성을 위한 기반 마련 측면에서 매우 의미있는 개정 법률안이 지난달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정무위원회를 중심으로 법안의 중요성, 법안 통과의 시급성, 대형 IB 육성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설명할 것"이라며 "오는 13일 공청회 등을 통해 회기 내 통과를 이뤄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사와 운용사 등 업권 간 균형을 위해 추가신설 방안이 거론됐던 상근부회장 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박 회장은 "현재 금투협이 260명 조직인데 부회장 직급이 3명이 있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라며 "운용사들이 부회장 자리를 신설하자고 했던 근본적인 이유가 '소통'에 있다면 다른 해결책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년은 현 시스템을 가지고 최대한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회원사에 이메일을 통한 업무보고와 CEO레터 발송을 준비하고 있고 하반기엔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을 세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 회장은 "금융위의 금융투자협회 이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협회에는 금융위가 자리잡을 만한 공간이 별로 없다"며 어려움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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