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꾸준한 매출 상승에 힘입어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NHN이 현금배당을 본격화한다.
6일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포털 1·2위 업체인 이들은 이달 말 예정돼 있는 주주총회에서 현금배당을 최종 승인받을 계획이다.
먼저
NHN(035420)은 주당 536원의 2011년 결산 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배당금총액은 235억원 수준인데 여태껏 매년 순이익의 30%를 자사주 매입에 썼다는 것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낮은 액수지만 창사 최초의 현금배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음(035720)은 지난해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15%에 해당하는 200억원을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반반씩 썼다. 다음 관계자는 “실적 개선으로 결손금 문제가 해소되면서 상법상 배당이 가능해졌다”며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정책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NHN과 다음은 최근 몇 년간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은 물론 25~3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즉 적지 않은 현금을 보유하면서 주주들의 배당 요구는 높아졌고, 이를 들어준 셈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NHN은 유동자산과 현금 및 현금성자산 각각 1조3800억원, 4250억원을 보유했다. 다음은 3620억원, 900억원 수준인데 얼마전 게임업체 온네트를 인수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지금은 이보다 조금 적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돈 쓸 데가 많아졌다는 것. 최근 PC기반의 온라인광고 성장이 정체되면서 모바일, 로컬광고, 게임 등 신사업 추진에 대한 압박에 강해졌다.
연구개발(R&D)비와 마케팅 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몸집 불리기를 위한 인수합병(M&A) 비용도 크게 늘었다.
특히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인터넷 플랫폼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찾으면서 그 위기감은 높아지고 있다. NHN과 다음 입장에서는 배당이 썩 달갑진 않은 셈이다.
하지만 현금배당을 더 이상 미루기에 현실은 녹록치 않다. 주가가 정체되면서 주주에게 차익실현이라는 선물을 안겨줄 수 없기 때문이다.
포털업계 IR팀 관계자는 “성장세가 예전만 못한 요새 들어 주주들로부터 배당 요구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경영진 지분율이 많이 낮아져 지배구조가 취약해지면서 주주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도 껄끄러운 요소다.
일각에서는 해외사례를 살펴봤을 때 이들에게 배당금 지급이 성장정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2000년대 초반 배당을 시작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는 현재 정체국면인 반면 애플과 구글은 여전히 배당을 하지 않고 있으며, 계획 역시 보수적이다.
포털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타 직종에 비해 수익 안정성이 적은 IT기업이 배당을 한다는 것은 저성장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수단에 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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