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고객님이 추천해 더레이디베스트(The Lady Best)카드를 발급받으신 지인의 수에 따라 감사의 선물을 드립니다"
신한카드가 초우량고객(VIP)카드인 '더레이디베스트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이벤트의 홍보 문구다. 추천한 지인들의 카드 발급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추천인에게 지급되는 포인트나 상품의 양과 질도 높아진다는 내용이다.
때문에 카드사가 모집인이 아닌 고객 대상으로 피라미드 영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이번달 5일부터 오는 5월4일까지 2개월 동안 '고객 가입 추천'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더레이디 베스트'카드를 소지한 고객이 지인에게 신한카드 발급전용 번호를 알려주면 지인이 직접 상담원과 통화해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때 추천인은 해당카드를 발급받은 지인 수에 따라 혜택을 받게 된다. 2명 이하일 경우 1인당 2만점의 포인트를 받게되며, 10명 이상일 경우는 녹즙기 혹은 포인트 20만점 중 선택할 수 있다.
카드를 새로 발급받은 추천인의 지인도 포인트 2만점 적립혜택을 받는다.
'더레이디 베스트'카드는 연회비 20만원의 VIP카드로 여성에게만 발급되는 상품이다.
여성 가운데서도 신용도 등 자격조건이 맞아야 발급이 가능한 카드다.
신한카드의 이 같은 영업행태는 불특정다수인 잠재고객 중 해당조건(신용조건, 여성 등)을 갖춘 고객을 찾기가 어려워 모집인보다는 지인추천을 통해 고객을 유치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회비가 비싼 카드는 일반인들이 쉽게 발급받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모집인이 고객을 유치하기는 쉽지 않다"며 "일단 카드를 가지고 있는 고객들은 주위에 본인 수준의 지인들이 많기 때문에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당한 카드회원 모집행위로 여전법에 문제되지는 않을지라도 요즘 카드 발급을 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좀 무리한 마케팅이 아닐까 싶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이모씨는 "추천을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돌아오는 혜택이 있기 때문에 인터넷 카페에서 서로 추천하면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피라미드 영업 아니냐는 의견으로 좋지 않은 시선도 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가 진행 중인 '고객추천 이벤트'는 카드사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마케팅 기법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카드사 관계자마저도 "고객이 고객을 추천하는 이벤트는 처음 듣는다"고 의아해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사 역시 "카드사에서 주로 하는 이벤트와는 거리가 멀다"며 "특히나 요즘처럼 카드사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때에 이 같은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은 의외"라고 답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이벤트는 MGM(Members Get Members)마케팅 일환으로, 카드 특성상 고급화 카드이기도 하면서 여성 고객전용이다보니 여성이 가지고 있는 폭넓은 커뮤니티를 활용한 측면이 있다"며 "대량발급을 위한 전략이라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우량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MGM(Members Get Members)마케팅은 기존 고객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판매촉진 방식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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