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5일 아시아 증시는 스페인 위기감 고조와 중국 증시 자금 유입 기대 확대 등 각종 요인이 엇갈리며 혼조세를 보였다.
지난 밤 유럽과 뉴욕 증시는 기대에 못 미친 스페인의 국채 입찰 결과와 국채 금리 상승에 실망감을 표하며 일제히 하락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기준금리를 1%로 동결한다며 "출구전략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밝힌 점도 증시에 부정적이었다.
미국의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지난달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사전 전망치인 56.8과 전달의 57.3에 못 미친 56.0을 기록한 점 역시 악재였다.
미우라 유타카 미즈호 증권 선임 애널리스트는 "유럽 위기 해결의 근본적 대책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스페인의 국채판매 부진이 다시 문제로 떠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일간의 청명절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중국 증시는 연휴 중 발표된 증시 개방 방안에 기대감을 표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日증시, 유럽 위기 다시 고개드나..'하락'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전일보다 52.38엔(0.53%) 내린 9767.61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 스페인의 국채 판매 부진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든 듯 보였던 유럽 위기감이 다시금 시장에 확산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보다 적극적인 통화 완화정책을 요구하며 일본 정치권이 일본은행(BOJ)의 신임 정책위원 선임에 반대의 뜻을 표한 것도 부정적이었다.
대외 환경 악화로 주요 수출주들의 움직임은 혼조세를 보였다.
소니(0.66%), 파나소닉(0.28%), 후지필름(0.16%) 등 전기전자 업종은 대부분 오름세를 보인 반면 도요타자동차(-0.72%), 닛산자동차(-1.03%), 혼다자동차(-1.13%) 등 자동차 업종은 일제히 내렸다.
미쓰이 상선(-2.28%), 닛폰유센(-1.17%) 등 해운주는 하락했지만 미츠이 물산(0.53%), 미쓰비시 상사(0.21%) 등 상사주는 올랐다.
NTT도코모(-0.73%), 소프트뱅크(-0.85%), KDDI(-1.48%) 등 통신주 역시 약세였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의 경영권을 확보할 방침을 세웠다는 소식에 도쿄전력의 주가는 1.94% 상승했다. 간사이전력과 주부전력도 각각 3.23%, 1.72%의 오름세를 보였다.
◇中증시, 외국 자본 증시유입 확대 기대..'껑충'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대비 39.45포인트(1.74%) 오른 2302.24을 기록하며 연휴 후 첫거래에서 2300선을 회복했다.
청명절 연휴로 중국 증시가 휴장한 동안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CSRC)는 중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외국인적격투자자(QFII)와 위안화외국인적격투자자(RQFII)의 규모를 500억위안씩 늘린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QFII의 규모는 800억위안으로, RQFII는 700억위안으로 확대됐으며 약 4000억위안의 외국 자본이 중국 증시에 추가 유입될 것이로 전망됐다.
천리추 장하이증권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QFII 규모 확대가 블루칩의 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관련 정책은 중국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이날 발표된 지난달 HSBC 서비스업 PMI가 53.3으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수의 추가 상승을 부추겼다.
향후 증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날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상승세를 탔다.
중원항운(7.45%), 중신증권(5.78%), 귀주마오타이(4.64%) 등 종목이 지수 상승에 앞장섰다.
강서구리(2.63%), 유주석탄채광(3.43%) 등 광산주와 보산철강(1.05%), 내몽고보토철강(5.38%) 등 철강주 역시 강세였다.
청명절 연휴와 함께 시작된 첫번째 소비촉진의 달 행사로 가전제품 전문유통업체인 수닝가전(5.64%),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2.57%) 등이 수혜주로 떠올랐다.
다만 앞서 원자바오 총리가 "중국의 은행들이 너무 쉽게 돈을 번다"며 "대형 은행들의 독점구도가 깨져야 한다"고 지적한 탓에 은행주는 움츠러 들었다.
초상은행, 건설은행, 공상은행이 각각 0.50%, 0.62%, 0.92% 내렸다.
◇대만, '자본이득세' 우려..하락
대만 가권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1.03포인트(1.56%) 떨어진 7639.82로 장을 마쳤다.
이날 대만 증시는 자본이득세 시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며 3거래일 하락세를 이어갔다.
앞서 지난 29일 류이루 대만 재정부 장관은 "자본이득세 부활, 종합소득세와 에너지세의 화물세 대체 등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조세개혁 방안을 시사했다.
자본이득세 부활 가능성에 따라 시장의 공황심리가 커지자 류이루 장관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갖고 "최종 시행은 증시 유동성과 국제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본이득세가 시행될 경우 투자자들은 주식 매도 시 0.3%의 세금을 내야 하며 한 해 동안 1265억대만달러(약 4조8000억원)의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 1988년 자본이득세 징수가 시행됐을 당시 한 달동안 3000포인트가 넘게 폭락했다.
이날 대만 증시는 자동차(-2.92%), 플라스틱(-2.76%) 등 대부분의 업종이 일제히 내렸다.
다만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HTC와 애플의 부품 제조사인 혼하이 정밀은 각각 2.52%, 0.91% 올랐다.
홍콩 항셍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4시17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48.03포인트(1.19%) 떨어진 2만542.95로 장을 이어가고 있다.
본토 증시의 영향으로 중국은행(-1.56%), 공상은행(-1.76%), 건설은행(-1.80%) 등 은행주 일제히 약세다.
지난밤 국제유가가 하락 마감한 영향으로 시누크(-0.88%), 시노펙(-1.06%) 등 정유주도 흐름 부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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