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뉴스토마토와 이노비즈협회가 공동기획한 순서입니다. ‘이노비즈, 혁신을 넘어 글로벌기업으로!’ 매주 산업부 문경미 기자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인사) 오늘은 어떤 기업인가요?
기자 : 지난달 주주총회에 맞춰 사명을 변경한 코스닥 상장사들이 몇 곳 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노비즈기업 한 곳을 다녀왔는데요. 오늘은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ISC(095340)를 소개할까 합니다.
앵커 : ISC, 코스닥 상장사군요. 그러나 회사 소개 프로그램으로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기자 : 네, ISC는 2007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한 걸 감안하면 상당히 오랜 기간 외부에 노출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 1000번째 코스닥 상장 기업이었습니다. 일부 중소기업 대표들은 인터뷰를 요청하면 거절하는 분들이 간혹 있는데요. 굳이 대중에 공개해서 기업을 다 보여줘야 하냐, 이런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이런 기업들 중에서는 내실이 튼튼한 기업들도 꽤 있는데요. 외부에 보여주지 않아도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거나, 특히 B2B 기업들의 경우는 공개를 잘 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앵커 : 인터뷰하기 쉽지는 않겠네요.
기자 : 이런 회사들의 전제 조건은 이런건데요. 주가에 신경쓰기보다 내실에 충실하자는 생각들이 있어서죠. 하지만 상장된 기업들이 꾸준히 소식을 전하는 것도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필요한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앵커 : 그렇다면 오늘 이 회사의 내실을 찬찬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겠군요. ISC, 어떤 회산가요?
기자 : ISC는 반도체, IT, 모든 전자제품과 부품제조의 시험검사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부품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특히 실리콘 러버 테스트 소켓 사업 분야에서는 세계 1위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가장 큰 납품처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경우는 ISC의 이 제품이 60% 이상 점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외에도 인텔과 퀄컴 등 300여개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애플에도 제품 공급을 시작하는 계약이 성사됐습니다.
앵커 : 실리콘 러버 테스트 소켓, 생소한 분야인데요.
기자 : 쉽게 이야기하면 소모성 부품을 만들어내는 기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자제품들을 떠올려보면 다양하잖아요. 거기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인 칩도 크기와 모양이 다 제각각이겠죠. 그렇다면 각각의 부품들이 제대로 구현되는지를 검사하기 위한 장비도 그만큼 많을텐데요. ISC는 매월 100여개 이상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 소량다품종 제품이다, 이렇게 보면 되겠군요.
기자 : 네 맞습니다. 2001년 설립 당시부터 반도체 IC 패키지의 변화 추이에 따라 차세대 테스트 소켓 개발에 주력했는데요. 삼성전자와 긴밀한 관계를 가지며 제품 개발에 성공하게 됩니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실리콘 러버 테스트 소켓을 통해 세계 1위 기업으로 거듭난 겁니다.
앵커 : 이 제품이 주목받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 원래 테스트 소켓은 핀 타입이었는데요. 이것들은 기계적 특성 때문에 반도체 패키지에 손상을 주고 소켓 생산 기간도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극복한 것이 ISC의 제품인데요. 부드러운 실리콘 러버를 소재로 사용하니 반도체 패키지에 손상이 가지 않고, 제품 수명도 긴 것이 장점입니다. 또 생산기간이 짧아 원가 절감이 되니 가격 경쟁력도 생긴거죠. 현재 ISC의 실리콘 러버 테스트 소켓은 전기적 특성이 우수해서 초고속 반도체 검사에 있어 정확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앵커 : 그러나 소모성 부품, 물론 계속해서 부품을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텐데요. 부품만으로는 그래로 시장성에 한계가 있어 보이는군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이 분야 시장이 한국만 따지면 500억원 수준인데요. 해외는 약 5배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2500억원 다 따지면 3000억원이 안되는데요. 우선 이 회사는 회사 성장 전략을 위해 해외 매출처 발굴에 주력을 하게 됩니다. 지난해 ISC는 425억원의 매출액과 1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요.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50.3% 영업이익은 107.9% 늘어난 수칩니다. 여기에는 해외 매출 비중이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 올해 애플에도 공급을 시작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렇다면 해외 매출 비중은 더 늘겠군요.
기자 : 네 올해는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3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매출은 설립 이후 사상 최대인 500억원을 무사히 달성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만 반도체 시황 부진이 걸리긴 하는데요. 아무래도 검사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인만큼 검사해야 하는 반도체 시장이 좋아야겠죠. 성장의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앵커 : 그렇다면 처음에 사명을 변경한 기업이라고 하셨는데요. 혹시 이런 상황과 연관이 있는건가요?
기자 : 네 정확한데요. 기존의 ISC테크놀로지에서 ISC로 사명을 바꾼 데에는 새로운 사업을 더하며 미래가치를 더하겠다는 전략이 있는건데요. 여기에 대한 이야기를 정영배 대표를 통해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 정영배 (ISC 대표이사/회장)]
“저희 ISC 자체로 보면 그동안 실리콘러버 소켓 업체로 1위 기업인데요. 이 분야는 시장이 작기 때문에 저희 회사가 항시 매출의 한계를 항상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저희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면서 송도에 있는 공기업 멤스팹을 인수하면서 지멤스를 통해서 저희가 멤스 기술을 활용한 오감 센서류를 통해서 저희도 자체 모듈 테스트를 같이 하기 위해 지멤스를 인수하게 된 거죠. 그러면서 이제는 ISC테크놀로지가 단순하게 테스트소켓만 하는 것이 아니라 멤스 관련된 오감센서까지 총괄적으로 테스트하는 기술 회사로 강소기업을 추구하기 위해서 사명을 ISC테크놀로지에서 ISC로 변경한 겁니다.”
앵커 : 공기업을 한 곳 인수했다,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기자 : 지난해 5월이었는데요. 인천시 송도에 있는 공기업 MEMS(미세전자기계시스템)팹에 대한 민영화가 이뤄졌습니다. 당시 이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지멤스라는 회사에 ISC가 145억원을 출자하며 지분 24%정도를 취득하는데요. 당시 5개의 회사가 이 회사 인수에 나섰는데요. 실제 경영권은 ISC가 가지게 된 겁니다.
기존 멤스팹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산하의 연구소 형태로 존재했었는데요. 인수 뒤 지멤스란 이름으로 거듭났고, 인수 3년 뒤인 2014년 ISC가 자회사로 둔다는 전략입니다. 2006년 설립된 이후로 80여명의 연구진이 연구만 진행해온 상황인데요. 매출이 없단 이야긴데요. ISC는 이곳을 통해 인간의 오감을 다루는 센서를 개발, 양산, 테스트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앵커 : 아직은 연구가 진행 중인 상황인데요. 지멤스가 가진 기술이 성장 잠재력이 과연 있는건가요?
기자 : 흔히 21세기를 멤스(MEMS, 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의 시대라고 부르는데요. 멤스란 미세전자기계시스템, 미세전자제어기술 등으로 불립니다. 반도체 공정기술을 기반으로 성립되는 마이크론(㎛)이나 ㎜크기의 초소형 정밀기계 제작기술을 말하는데요. 실리콘이나 수정, 유리 등을 가공해 초고밀도 집적회로, 머리카락 절반 두께의 초소형 기어, 손톱 크기의 하드디스크 등 초미세 기계구조물을 만드는 기술입니다.
지멤스는 실리콘이나 수정과 유리 등을 가공해 몇 마이크로미터의 초미세 전자기기를 만드는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자이로센서(가속센서), 잉크젯프린터 헤드, 바이오칩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미래공상과학 영화에만 나오는 것이 이제 현실화돼 가고 있는데요. 사람의 홍채를 인식하거나 미세한 움직임에도 반응하는 기계들이 있잖아요. 상상 이상의 제품들에 이 기술이 응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그림은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요.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가 기대됩니다. 앞으로 이 시간을 계기로 지켜봐야 하겠군요.
기자 : 네, 또한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의 반도체 검사 장비에 들어가는 기존 매출군은 아마도 앞으로 반도체 시장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합니다.
앵커 :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인사) 지금까지 ‘이노비즈, 혁신을 넘어 글로벌기업으로!’ 지금까지 ISC에 대한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