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는 유인태 도봉을 당선자는 이해찬 전 총리와 박지원 최고위원을 향해 "둘이서 그렇게 당내 아무런 의논도 없이 밀어붙이면 대사를 장악할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앞서 이 전 총리와 박 최고위원이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카드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내부 반발이 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 당선자는 30일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과의 인터뷰에서 "(반발이 큰 것에 대해) 상당히 그 쪽에서도 당황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진단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 당선자는 "당황하고 있다는 것은 대사를 그렇게 얻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라며 "처음에는 박 최고위원이 1차투표의 과반을 넘기느냐 안 넘기느냐 이런 문제였는데, 지금은 과반은커녕, 언론에서도 1강 3약 하는데, 전혀 그런 것 같지는 않다. 1강이 없어진 것 아닌가"라고 자평했다.
그는 "저 분들이 절차적 반칙을 했다"면서 "둘이서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오만에서 비롯한 저런 담합을 한 것 아니겠나.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나머지 셋(유인태·이낙연·전병헌)이 결선에서 연대를 하자 하는 공감대는 이루어져 있다"고 밝혔다.
유 당선자는 "1차투표에서 (1등이) 과반이 안 되면 1, 2등으로(결선투표) 하잖냐"며 "그러니까 2등으로 누가 올라가면 나머지 3, 4등 한 사람들이 박지원 후보가 아닌 다른 쪽으로 힘을 밀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단일화 한다고 하면 사전에 만나서 일종의 담합을 해야 하잖냐"며 "누가 남고, 누가 사퇴를 하고, 그게 (이·박 연대와) 비슷한 절차를 밟는 것 같다. 의원들의 의사에 맡겨서 자연스럽게 걸러질 텐데, 2차에서 서로 연대하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닐까 한다"고 대답했다.
유 당선자는 "박 최고위원이 호남의 대표성을 갖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약에 이런 식으로 박 최고위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이 당은 완전 활기와 역동성을 잃을 것이고 이건 대선 필패구도"라고 우려했다.
문재인 상임고문이 이·박 연대에 역할을 한 것이냐는 질문엔 "통화를 했는데, 문 상임고문은 사실 여기에 큰 역할을 했던 것은 아니고, 이 전 총리로부터 사전에 의논을 받고 동의를 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유 당선자는 "사실 문 상임고문이 중앙당의 흐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잘모를 것 아니냐"며 "이 전 총리 말을 듣고 동의는 했기 때문에 사후에도 옹호를 했는데, 이 번 일에 이 전 총리가 문 상임고문을 끌어들인 것은 더 큰 실책이라고 본다"고 혹평햇다.
유 당선자와 함께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든 전병헌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비(非) 박지원' 연대 가능성에 대해 "지금 당사자들끼리 통화도 하고 있고 또 도와주는 의원들 사이에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다. 빠른 시간 내에 어떤 논의가 가시적으로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이 '박지원 대 비(非) 박지원'의 1:3 구도로 흐를 조짐이 감지되는 가운데, 오는 4일 열릴 선거 결과에 따라 민주당 당권 및 대권의 향방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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