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이정희 대표, 당을 알뜰히도 말아잡수시고 있다"
10일 열린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에 참석한 이영희(여) 운영위원의 질타다.
이 운영위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이정희 대표에게 정말 화를 삭이지 못하는 부분은 명색이 진보당 중앙위원회 다음의 최고 대의기관인 전국운영위원들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다는 것"이라며 "물론 여기에는 당권파에 속하는 안동섭(경기도당 공동위원장) 등은 제외"라고 꼬집었다.
이 운영위원은 "이 대표가 요즘 자주 하는 말, 당원 중 누구 한 사람이라도 억울한 사람이 없어야한다고 말한다"며 "그런데 전국운영위원도 위원이기 전에 당원의 한 사람이다. 위원들이 김밥 한 줄 달랑 먹고 19시간, 10시간 회의하는데도 눈꼽만큼도 존중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정희 대표의 고의적 필리버스터, 여기에 도우미로 나서는 안동섭. 이들을 보면서 정말 개떡같이 회의한다는 말이 목구멍으로 치밀어 오르는걸 간신히 참았다"고 적어, 지난 4일과 5일 있었던 초유의 17시간 버티기 사태를 겨냥했다.
이 운영위원은 아울러 "10차 전국운영위원회의 전자회의 문제는 인간 이정희에 대한 애정마저 거두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당권파 당원들의 물리적 방해로 파행을 겪은 전국운영위가 이 대표의 의장직 사퇴로 사회권을 넘겨받은 유시민 공동대표의 '전자회의' 묘수로 열려 경쟁명부 비례후보자 총사퇴를 권고키로 한 것과 관련이 있다.
이 운영위원은 "이정희 대표의 지시라며 일일이 총무국 사람을 시켜 확인하더니 급기야 접속 IP 기록까지 요구했다"며 "이상규 후보 관악을 인준 찬반표결은 득달같이 전자회의 소집하여 처리하더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19대 총선 후보 등록 마감일 오후 2시에 사퇴한 이 대표가 이상규 당선자를 대타로 내보냈을 때는 전자회의를 통해 인준해 놓고 이번 전자회의를 의심하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이 운영위원은 "어제 회의 석상에서 위원들에게 사과해야 했다"며 "그냥 둘러대면서 뭐라고 했는데, 나는 사과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도기 대의기관인 전국운영위원회의 위원들에 대한 기본적 예의가 아니라는 걸 강조한다"고 글을 맺었다.
최근 의장직 사퇴 번복, 전자회의를 활용하는 상반된 모습 등 잇따른 갈지자(之)자 행보로 대중정치인에서 계파정치인으로 도마에 오른 이정희 공동대표를 향한 '당원'의 맹비난이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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