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씨티그룹이 우리은행의 파생상품 손실 관련 소송 제기에 대해 강력 대응키로 했다.
씨티그룹은 17일 "소송에서 제기된 우리은행측 주장에 대해 논쟁할 만한 가치가 없다"며 "향후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08년 1조원이 넘는 파생상품 투자손실 손실을 본 데 대해 판매사인 씨티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을 상대로 4000억원대의 국제소송을 16일 제기했다.
우리은행은 이들 해외은행이 금융전문가도 알기 어려운 파생상품을 팔면서 위험성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은 데다 신용등급을 부풀려 판매하는 등 사기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골드만삭스를 제소해 5억5000만달러의 합의금을 받아낸 점에 승소 가능성을 점치고 소송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소송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씨티은행 등 상대 은행들이 사전에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경우 승소 가능성이 그 만큼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내부에서 '패소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진흙탕 싸움을 굳이 진행시킬 필요가 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우리은행은 황영기 행장 시절인 2005년부터 파생상품인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왑(CDS) 상품에 15억달러를 투자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투자금 대부분을 손실처리했다.
이로 인해 우리은행은 2009년 금융감독원에서 기관경고를, 황영기 전 회장을 비롯한 전ㆍ현직 임직원 40여 명은 직무정지나 면직 등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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