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시민단체들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고리원전 1호기 발전설비 점검 결과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IAEA 전문가 안전점검단의 이번 점검은 고리1호기 재가동을 위한 시나리오에 불과하다며 점검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IAEA 전문가 안전점검단은 이날 점검은 원전 재가동 여부가 아닌 정전 사고 관련한 조사만 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IAEA 전문가 안전점검단은 11일 오후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 대강당에서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리원전 1호기 발전설비 상태 양호 확인'이라는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점검단은 "지난 2월9일 발생된 정전사고의 원인이었던 비상디젤발전기를 포함한 발전소 설비 상태가 양호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와 탈핵울산시민행동 등 시민단체는 "IAEA 조사단의 고리1호기 안전점검은 원천 무효"라며 "형식적인 점검은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IAEA는 핵산업 부흥이 목적인 기구로, 과거 굴업도와 경주 방폐장 부지, 고리1호기 수명연장 등 핵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에서 신뢰할 수 없는 결과를 내놨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한수원의 의뢰로 진행된 IAEA의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한 안전점검은 고리1호기 재가동을 위한 시나리오"라며 "세계적으로 IAEA에 안전점검을 통해 핵발전소가 폐쇄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며 점검단의 발표 전 일제히 자리를 비웠다.
미로슬라브 리파 단장은 "IAEA 안전점검 팀은 해당국의 요청이 있을 때 안전 점검을 시행하는데 이번에도 기준에 따라 정전사고 관련한 점검을 마쳤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 재가동 여부가 아닌 정전 사고 관련한 조사만 했기 때문에 원전의 설계 수명을 단축하라거나 연장하라는 말할 수 없다"며 "이는 해당 정부에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IAEA 점검단은 고리 원전1호기의 재가동 여부가 아닌 지난해 2월 발생한 정전 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시민단체에서는 이번 점검 결과가 원전 자체가 안전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점검단은 고리원전 1호기의 안전 점검을 하기에 8일이라는 조사기간에 짧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미로슬라브 단장은 "점검팀이 방한하기 전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수원으로부터 고리1호기에 대한 현지 시스템과 시설 상황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받았다"며 "미리 내용을 숙지함에 따라 8일만에 안전 점검을 수행할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장비 시설의 전반적인 상태가 양호하다고 했지 완벽한 상황은 아니다"면서 "정전사고가 재발하지 않고 전반적인 운전 상황을 향상하기 위한 제안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안전점검 결과를 가지고 정부에 고리를 폐쇄 재가동하라고 조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점검 결과에는 고리1호기가 안전하다거나 그렇지 못하다는 결론은 없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IAEA 한 관계자는 "언론에서 우리 입을 통해서 듣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만 우리로서는 그걸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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