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정부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낮춰잡았으면서도 내년 균형재정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자 곳곳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균형재정 목표를 밝힌 시점에서 전제가 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4%였지만, 무려 0.7%포인트나 하향조정된 상황에서도 재정목표에 변함이 없다는 정부의 입장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이미 포기한 균형재정 목표를 정권 비호차원에서 선언적으로 외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8일 기획재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올해 3.3%로 성장전망을 하향하는 등 수정된 거시경제 전망치를 보고했다.
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5.0%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고, 올해 재정수입은 34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내년도 균형재정 목표는 이런 거시지표를 바탕으로 상정된 기대치인데, 전제가 달라졌으니 목표도 수정되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2조원의 세수입이 줄어든다는 게 재정학계의 통설인데, 이대로라면 재정수입 전망도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정부가 이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하는 등의 자구책을 찾았지만, 균형재정 목표 자체는 이미 물 건너 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달 "정부는 낙관적인 경제 및 세수전망, 세외수입의 실현가능성에 기초해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며 "관리대상수지는 매년 적자폭이 감소하고 있지만, 내년 균형재정은 실현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특히 정부가 제시한 공기업 지분 매각수익 자체가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올해 기업은행 주식매각대금으로 책정한 세입예산은 2011년 예산 7198억원보다 42.1% 증가한 1조230억원으로 편성됐고, 산업은행 지분매각으로도 8808억원의 세입이 발생할 것으로 짜여졌다.
그러나 이들 정부 보유주식은 주식매각 방법조차 결정되지 않는 등 처분계획이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고, 정상적인 절차를 밟더라도 올해 안에 세입에 반영되기는 불가능 한 상황이다.
최근 정부가 논란을 각오하고서도 인천공항 등 공기업 민영화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결국 균형재정 목표에 근접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경제성장률 전망도 둔화되고, 여러가지 여건은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정부는 내년 균형재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고, 목표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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