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이 오는 5일 의원총회를 열어 원내대표를 선출하기로 했지만 혁신파와 구 당권파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라서고 있다.
혁신파는 19대 국회가 문을 연 만큼 지금 원내대표를 뽑고 상임위를 배정해도 상당히 늦었다는 입장이고, 구 당권파는 당직선거 이후로 의총을 연기해야 한다고 맞서는 중이다.
표면적으로는 의총 개최 시기와 관련된 대립 같지만, 이면에는 중앙당기위원회로부터 제명된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거취 문제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어 보인다.
혁신파인 노회찬 의원은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통합진보당의 현재 상태는 비정상"이라며 "원내대표를 미리 뽑았어야 됐고, 상임위도 빨리 확정해서 의원들이 자신의 상임위가 예정이 된 상태에서 개원준비를 했어야 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원내대표를 선출해야지 미룰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당직선거 이후에 원내대표를 뽑자는 구 당권파의 주장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며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의 문제와 원내대표와 상임위 배정 문제는 연동이 될 수 없다. 너무 정략적으로 문제를 보면 안 된다"고 직접 만나 설득할 뜻을 비쳤다.
그는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원내대표 투표권이 제한에 대해선 "당규에는 징계가 확정되기 전까지 자격정지 상태에 있는 것으로 돼 있다"며 혁신비대위의 원내대표 선출 의총 재적 11명 결정에 동의했다.
반면에 구 당권파의 김미희 의원은 "의원들끼리 의논이 원만하게 된 이후에 의총을 소집하는 것이 맞다"며 "5명이 소집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나머지 의원들은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상임위 배정은 급하지 않다"며 "11명이 아니라 13명이 정원이다. 13명이 함께 합심해서 새누리당에 맞서고 민주통합당과 연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직선거를 치르고 나면 의총을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기 전까지는 개원준비단장이신 김선동 의원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구 당권파측이 당직선거에서 당권을 다시 잡을 경우, 의총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제명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첫 임시국회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 자격심사안을 처리키로 합의하는 등 여론과 정가의 압력은 거세지고 있지만, 통합진보당 내부에서 "제명은 커녕 원내대표 선출도 무산되겠다"는 우려가 터져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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