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가려낸 '위생불량업체' 명단 공표..식약청 손해배상하라"
2012-07-06 20:05:27 2012-07-06 20:06:05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위생불량' 업체를 잘못 가려내 그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게 함으로써 영업이익에 손해를 입힌 식약청에게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3부(재판장 한규현)는 빵 등의 식품을 제조·가공해 판매하는 주식회사 A농업법인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국가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A농업법인에게 1160여만원을 지급하라"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A농업법인의 직원이 식약청의 담당 공무원에게 유통기한 경과로 적발된 생크림 등의 원료들이 교육실습용이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했는데도, 식양청의 담당 공무원은 적발된 원료들이 판매용인지 교육실습용인지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A농업법인이 영업정지의 행정처분이 예정되었다는 내용으로 언론에 공표했다"며 "이는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과실로 법령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식양청의 '영업정지' 행정처분 공표로 인해 A농업법인의 제공되는 제빵 상품에 대한 영업상의 신용이 실추된 점이 인정된다"면서도 "A농업법인에 실제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이 이뤄지지는 않았고, 2개 인터넷 신문에 식약청의 보도자료 내용이 그대로 기사화된 점, 주요 일간지나 방송사의 경우 구체적인 회사명 등이 언급되지 않은 채 보도된 점을 감안해 배상액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식양청은 지난 2009년 11월쯤 연말·연시 선물용으로 판매되는 케이크의 안전관리를 위해 케이크 제조업체와 제과점을 대상으로 단속 하던 중 A농업법인의 공장 제조·가공실에서 유통기한이 경과한 생크림 1통과 휘핑크림 3통을 발견했다.
 
이에 식양청은 같은 해 12월16일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식품 제조·가공업체를 적발한 내용을 보도자료로 만들어 언론사에 배포했는데, 그 중 A농업법인은 '유통기한 경과 원료 보관 건'으로 적발되어 영업정지 행정처분이 예정되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같은 날 2개 인터넷신문은 식약청의 공표 내용을 그대로 기사화했고, 주요 일간지나 방송사는 회사명은 언급하지 않은 채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이후 관할관청인 안양시는 조사과정을 거쳐 A농업법인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결정했고, 이에 A농업법인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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