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4대강 사업비 회수를 위한 친수구역 개발 사업이 부산 낙동강 유역을 시작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3만가구 자족도시 건설에 사업비는 5조원 이상이 투입된다.
그동안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해 8조원 규모의 4대강 사업비를 충당했던 수자원공사의 이자가 증가하면서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부산 친수구역 개발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부동산 시장 경색에 따른 사업 성공 불투명이라는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국토해양부는 11일 수공과 부산시, 부산도시공사가 공동으로 친수구역 조성사업(에코델타시티) 추진을 위한 '친수구역 지정 제안서'를 제출함에 따라 12일부터 행정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코델타시티사업은 부산시 강서구 강동동 일원(1188만5000㎡규모) 친수공간을 활용해 주택 2만9000가구(계획인구 7만8000명)와 첨단산업, 국제물류, R&D 등이 도입된 복합형 자족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 5조4386억원 중 토지보상비는 2조4000억원(그린벨트 93%) 규모다.
해당 부지는 서낙동강과 낙동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지구내 평강천, 맥도강이 흐르고 있다. 공항과 고속도로, 신항만 등이 가까워 친환경수변도시로써 입지 조건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국토부는 이미 친수구역 사업계획서를 부산시와 강서구청에 전달해 지역 주민들의 20일간 열람을 가능하게 했다. 이후 기본 절차가 마무리 되면 관계부처 협의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친수구역조성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빠르면 오는 10월 또는 내년 초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에 검토되는 친수구역 예정지는 부산시가 추진해온 국제산업물류도시 2단계 지역으로 개발압력이 높아 지난 2008년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개발행위허가 제한 지역으로 지정됐다.
부산시는 강서지역을 3300만㎡규모의 동북아 물류거점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지난해부터 1단계(570만㎡)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친수구역이 포함된 2단계 구역(2300만㎡)은 사업 추진이 미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무분별한 난개발은 물론 지역 주민들도 개발행위제한 등 규제에 따른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게 부산시의 분석이다.
국토부는 이 지역의 친수구역 조성사업을 통해 서낙동강 주변지역의 난개발 방지와 오염된 환경을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사업에 따른 개발이익을 하천정비 등에 재투자하거나 4대강 사업비용을 충당한 수공의 재무여건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수공 개발 순이익 480억원..부채 줄일 수 있나?
이번 사업으로 수자원 공사의 부채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당초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비 8조원을 수공의 부담으로 돌렸다. 대신 친수구역 조성사업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투입된 사업비를 보전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악화와 난개발 등의 이유로 사업이 더뎌지면서 사업비를 보존 받지 못한 수공의 부채는 더욱 커졌다. 정부는 올해 금융비용 예산 2500억원 지원 등 지난 2009년부터 68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내년도에도 3000억원 규모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수공은 4대강 사업에 따른 부채를 떠안고 정부는 국민의 혈세로 이자를 지원한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일각에서 친수구역 사업 추진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그러나 이번 사업이 성사된다고 해도 수공이 큰 수익을 얻지는 못할 전망이다.
5조4000억원이 넘는 전체 사업비중 80%를 수공이 나머지는 부산도시공사가 투자하면서 수익 역시 같은 비율로 얻게 된다.
정부가 예상하는 수익은 약 6000억원 규모지만 여기서 90%는 하천정비 및 물관리 예산으로 정부가 회수하고 남머지 10%(600억원)를 수공과 부산도시공사가 8:2로 나눈다.
결국 수공이 가져오는 수익은 480억원에 불과하다. 사업이 최대 7년이나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수공으로서는 이번 사업만으로 부채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
다른 지역 친수구역 사업을 동시에 추진한다 해도 이정도 수준의 수익으로는 부채를 탕감하기가 어렵다.
또 5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어떤 방식으로 조달할지도 미지수다.
김경식 국토해양부 건설수자원정책실장은 "부산 외에 올해 안에 추가로 행정절차를 진행할 곳이 몇 군데 있다"며 "추가 지역과 함께 친수공간사업이 추진된다면 사업비 회수에 도움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체의 90%도 결국 하천정비 등 수공의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이기 때문에 결국 수공의 경영이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이익이 발생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수익을 거두지 못할 경우 수공의 경영 여건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더욱이 정부는 사업 실패에 따른 예산 보존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어 수공 입장에서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실장은 "해당 지역은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지가가 싼데다 부산지역의 주택 수요와 산업단지 배후도시개발 압력이 커 사업성이 충분하다"며 "사업을 단계별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익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경우 2차 사업 용도를 바꾸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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