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 이하 MBC 노조)가 여섯달 만에 파업을 잠정 중단하면서 여야의 언론관련 청문회가 이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 뜨겁다.
공정방송 요건으로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내건 MBC 노조는, 파업 중단 명목으로 '여야 합의'를 지목하고 이를 김 사장의 퇴진을 위한 수순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MBC 노조는 17일 대국민 성명을 내 "이미 지난달 말 19대 국회는 다음 달 출범할 새 방문진을 통한 김재철 사장의 해임을 함의하는 합의안을 내놓았다"며 "이제 사망선고를 받은 시한부 사장 김재철이 나가고, MBC를 재건할 새 사장이 들어서며, 프로그램이 공영방송 MBC답게 바뀌기까지 해야 할 많은 일들이 저희 몫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MBC 노조가 거론한 합의안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지난 달 29일 19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타결 지으며 발표한 것으로 “여·야는 8월초 구성될 새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가 방송의 공적 책임과 노사관계에 대한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사양측 요구를 합리적 경영판단 및 법상식과 순리에 따라 조정 처리하도록 협조하며 이를 위해 언론관련 청문회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개최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여야 지도부 사이에서 교감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방송가는 공영방송을 대표하는 관리자로 낙제점을 받은 김재철 사장이 분위기에 떠밀려 더는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점으론 다음달 중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회가 교체되는 시기와 맞물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문제는 합의 이행여부다.
현재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른바 '친박계'가 잡고 있는 만큼 '친이계' 김 사장을 두고 그다지 책임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한때 사천지역 출마설이 돌 만큼 정치권 입성을 노렸던 김 사장이 파업으로 출마 기회를 놓친 만큼 끝까지 버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무엇보다 공영방송 문제를 정치권이 나서서 해결한다는 것 자체를 곱지 않게 보는 시각도 엄존한다.
MBC 사태의 경우 낙하산 인사와 파업으로 인한 상처가 워낙 깊고, '결자해지' 차원에서 정치권이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우세하지만, 공영방송은 원칙적으로 정치권과 떨어져 있어야 옳다는 설명이다.
MBC 노조가 이같은 안팎의 우려를 감안하고 '한시적 현장 복귀'를 택한 만큼 앞으로 행보가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MBC 노조는 17일 대국민성명에서 "이번 170일 간의 파업을 통해 향후 어떤 정권이 들어서건 MBC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렸다"며 "저희들은 앞으로 업무에 복귀할 경우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을 돌아보고 이를 프로그램에 반영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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