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이동통신업계가 올해 말 대선을 앞두고 대선주자들의 잇따른 통신비 인하 공약때문에 좌불안석이다.
통신비가 서민생활과 직결돼 있는 만큼 대선주자들의 공약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는 상황. 특히 가입비 폐지, 기본료 인하, 음성통화 및 문자메시지 이용료 무료화 등의 구체적인 안을 내놓으며 통신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통신업계는 비현실적인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입장이지만 가계에서 통신비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만큼 현실성 있는 통신비 인하 대안을 고민해봐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정치권 통신비 인하 공약 잇따라..포퓰리즘 지적도
지난 4월 총선 당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은 일제히 당 차원의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로 통신비 인하안을 내놓은 바 있다.
새누리당은 통신비 인하를 위해 ▲음성통화요금 20% 인하 ▲롱텀에볼루션(LTE) 무제한 데이터요금제 적용 ▲가입자의 전체 요금 20% 인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민주통합당은 기본요금·가입비·문자메시지요금 폐지 등 좀 더 직접적이고 파격적인 인하안을 제시했다.
19대 국회 개원 이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들 공약들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들도 앞다퉈 통신비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민주통합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전 경남지사와 정세균 상임고문은 모두 '반값통신비'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전 지사는 ▲통신요금 원가 검증제 도입 ▲휴대폰 기본료 폐지 ▲가입비 폐지 ▲음성통화료 및 문자사용료 무료화 등의 구체적인 안을 제시했다. 정 고문은 기본통신비 4인가족 기준 5만원 이하로 인하로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아직 구체적인 공약을 발표하지 않은 여야 대선후보주자들도 향후 통신비 공약은 빠뜨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문제는 공약의 실현 가능성 여부다. 예컨대 김 전 지사의 공약을 살펴보면 기본료, 가입비, 음성, 문자요금을 모두 폐지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데 이는 현실화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도 통신비 20% 인하 공약을 내걸어 선거에선 효과를 봤지만 결과적으로 지키지 못했다. 초당과금제 전환, 기본료 1000원 인하 등의 방안이 실현됐지만 20% 인하에는 못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에 대한 이해없이 현실성 없는 무분별한 공약이 난무하고 있다"며 "통신비 인하는 여야없이 한 목소리로 공격하고 있어 대선까지 또 얼마나 공격받을 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에 따라 근거 없는 지적에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는 한편, 수익보전에 힘을 쏟고 있다.
전일 음성·문자 미사용량으로 인해 매월 4000억원의 추가 이익이 발생한다는 김희정 의원의 주장에 대해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입장 자료를 내고 반박하고 나섰다.
KTOA는 "스마트폰 요금제는 이미 요금할인을 제공하고 있고 추가적인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라며 "대학생 100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전체 2500만명의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확대 적용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신사들은 결합상품 할인 폐지, 자동이체 할인 폐지, 할부지원 폐지 등 각종 할인제도를 소리없이 없애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 실적은 계속 줄고 있고 이미 기본료 인하 등으로 타격을 많이 받아 각종 할인제도 폐지 등으로 수익보전에 나서고 있다"며 "정치권에서 들고 나오는 공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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