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대(對)이란 수출중소기업이들이 '버림받은 아이'꼴이 됐다.
지난 1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이 중단됐지만 정부가 '외교 문제'를 앞세워 관련 내용에 대해 설명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이다.
29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이란과의 교역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유럽연합(EU)이 지난 1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하고 이란산 원유수출과 관련된 보험·재보험을 금지했다.
원유 수송 선박은 100% 유럽게 보험사에 가입돼 있어 보험 적용되지 않으면 사실상 운항이 불가능하다.
◇수출 탄력받던 中企 "정부에 버림 받았다"
지난해 한국과 이란의 교역 규모는 174억2665만달러로 전년 대비 51% 늘어나는 등 수출입 규모가 급증하던 상황에서 지난 1일 이란 원유 수입이 금지되면서 기업들은 난관에 봉착했다.
특히, 이란과 거래하고 있는 기업은 2300여개로, 이 중 90%가 중소기업이다.
EU의 대이란 제재 이후 현재 이란으로 수출하는 한국기업뿐 아니라 이란에서 한국제품을 수입하는 업체 역시 수출신용장(LC) 개설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문을 한 후 LC 개설이 최대 두 달씩 걸리고 있기 때문.
이 기간 동안 원자재 확보가 어려울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상대방의 요청으로 급히 생산을 완료했지만 LC가 오지 않아 선적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란에 수출하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이란 수출 관련 내용이 해당업체에 전달되지 않아 각 회사에서 스스로 알아봐야 한다"며 "정부가 이란으로 수출하는 한국 업체들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이란 문제 "조심스럽다"..언급 '쉬쉬'
정부는 이란 관련 내용이 외교 문제가 얽혀 있다는 이유로 "지금 답하기 곤란하다"는 태도로 일관해 왔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지난 26일 기자들을 만나 "최근 이란 수출이 두 번 중단됐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중단된 것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란 수출에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홍 장관은 "이란 관련해서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 때가 있었다"면서 "중소기업이 수출하는 데 이상 없게 하기 위해 수출 물량을 자유롭게 하는 것으로 검토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일주일 정도 주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만간 이란으로부터 원유가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며 "원유가 들어오면 원론적으로 수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홍 장관은 "해당업체들은 연말까지 이란 수출에 대해서 걱정 되겠지만 업체들이 원하는 만큼 수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간연구소 한 연구원은 "정부 입장에서는 말 한마디로 인해 외교적인 노력이 뒤틀릴 수 있어서 말을 아끼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이란에 수출하는 기업의 90%가 중소기업인만큼 무조건 함구할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적정 선에서 소통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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