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검찰이 목포에 위치한 중소 조선업체 대표가 회삿돈을 빼돌려 기상청 간부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심재돈)는 지난 7일 고려조선을 포함해 이 회사 대표와 친인척 등이 운영하는 회사 3∼4곳의 회계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해 분석중이라고 8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날 고려조선 대표와 로비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기상청 간부의 자택, 기상청 본청의 해양기상과 사무실 등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고려조선은 지난 2009년 기상청과 국내 최초의 해양기상관측선인 '기상1호'를 납품하는 130억대 규모의 계약을 맺었으나 예정된 납품 날짜를 맞추지 못할 처지에 놓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연매출 200억원대에 불과한 중소업체인 고려조선이 기상청과 130억원대의 규모를 맺은 과정에 석연찮은 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납품기한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고려조선이 지체 보상금을 물어야 할 상황이 되자 기상청 고위간부에게 금품 로비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이날 "회삿돈의 횡령이 배 수주 전에 일어났는지 후에 일어났는지는 아직 수사 중"이라면서 "압수물 분석이 끝나야 전체적인 횡령액 규모와 시점이 드러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고려조선이 목포에 위치한 업체라는 점에서 검찰의 이번 수사가 목포가 지역구인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목포 소재 기업인데도 서울중앙지검이 수사에 나섰다는 점과 수사에 나선 특수2부의 수장이 박 대표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보해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지휘한 심재돈 당시 특수3부장이라는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특정 정치인을 목표로 하는 수사는 절대 아니다"라면서 "기본적으로 회사 대표의 자금 횡령에 관한 수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횡령자금의 용처에 관한 수사는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알 수가 없다"면서 "하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여운을 남겼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대로 사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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