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수석' 출신 법무장관 1년..끊이질 않는 '논란'
2012-08-09 18:09:57 2012-08-09 18:17:57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오는 10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권재진 법무부장관에게는 항상 '민정수석 출신 법무부장관'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역대 정권에서는 검찰수사와 관련해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 탓에 대통령의 최측근인 민정수석을 법무부의 수장으로 거의 임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일부 정치권과 법조계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최측근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고, 결국 많은 이들의 우려대로 정권이 관련된 수사와 관련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특히 권 장관은 올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가 마무리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과 관련해 '사건 관계자가 법무부 수장으로 있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권 장관은 청와대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불법사찰을 했다는 의혹에 대한 검찰의 1차수사가 시작된 2010년 7월 당시 민정수석을 역임 중이었다.
 
아울러 권 장관이 민정수석을 역임할 당시 민정수석실 관계자가 불법사찰에 연루됐다는 정황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특히 장진수 전 총리실 주무관에게 '입막음용'으로 5000만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은 장석명 공직기강비서관이 민정수석실 소속이라는 점과 장 전 주무관이 "민정수석실의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도 관여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진술 등은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권 장관이 불법사찰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검찰은 '민정수석실'이 불법사찰에 관여됐다는 수많은 정황에도 불구하고 수사에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권 장관으로부터 "불법사찰 사실을 모른다"는 진술이 담긴 소명서 한 장만을 받고 "의혹을 인정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또 권 장관 임기동안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 BBK 가짜편지 사건 등에서 소극적인 수사로 일관해 핵심 관계자들에게 면죄부를 쥐어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야권은 검찰이 이처럼 정권과 관련된 수사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을 놓고 대통령의 최측근인 권 장관의 존재가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시켰기 때문이라고 공세를 폈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수사 당시 장 전 주무관의 변호를 맡았던 이재화 변호사는 "검찰 입장에서 권 장관은 최악의 장관"이라면서 "대통령의 최측근인 권 장관의 존재는 일선 검사들이 제대로 수사를 못하도록 막고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직간접적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또 "권 장관을 임명한 것은 취임 전부터 BBK사건으로 곤욕을 치룬 이 대통령이 검찰 조직을 통제하기 위한 것으로 봐야한다"며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도 권 장관이 버티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이 높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취임 1년을 맞아 "백리를 가려는 사람은 구십리를 가고서 이제 절반쯤 왔다고 여긴다는 말이 있다"면서 "일을 성취함에 있어서는 끝이 어려운 법이므로 심기일전해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겪어온 권 장관이 연말 대선 등 중요 사건들을 앞두고 본인 소망대로 별다른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고 임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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