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된 이민자 벌금 500만원에 '출국명령'은 가혹"
2012-08-19 09:00:00 2012-08-19 09:00:00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경미한 벌금형의 범죄 내용과 경위, 이민자의 생업을 고려하지 않은 출국명령은 재량권을 남용한 처분이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이인형)는 대한민국에서 10여년간 무역업을 해온 파키스탄인 출신 이민자 M씨가 "경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는 이유로 강제 퇴거처분한 것은 잘못"이라며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낸 출국명령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금고형이 아닌 벌금형을 선고받았더라도 범행의 종류나, 횟수 등에 따라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M씨가 관세법 위반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은 '출국명령' 처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M씨의 범행 내용, 경위 등을 볼 때 대한민국에서 10여년간 무역업에 종사해오며 이룬 삶의 터전과 생업을 박탈할 만큼 불법성이 크다고 볼 수 없다"며 "M씨를 강제 출국시킴으로써 얻는 공익보다 M씨가 입게 될 불이익이 크므로 M씨에 대한 출국명령은 재량권을 남용한 처분"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1년 국내에 R주식회사를 설립해 현재까지 중고 굴착기 등의 중장비 수출 무역업을 해온 M씨는 수출신고필증을 허위 신고해 2009년 관세법 위반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아 그 형이 확정됐다.
 
M씨가 실제로는 완성품인 중고 덤프트럭을 수출하면서도 수출신고필증에는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것으로 허위신고를 하게 된 이유는 수출 할 때 '해당장비에 대한 등록말소증이 없으면 수출할 수 없다'는 제한을 회피하기 위해서였다. 또 M씨는 파키스탄 친구들의 수출활동을 돕기 위해 이들에게 본인의 사업자 명의를 대여했다.
 
이에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는 지난 1월 M씨에 대해 벌금형이 선고됐다는 이유로 강제출국명령 처분을 했고, M씨는 "벌금액수가 낮은데도 출국명령 처분을 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한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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