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의 삼성, 잇단 ‘소송’에 발목잡히나
2012-08-24 11:27:55 2012-08-24 11:28:49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나홀로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이 대내외 법정공방에 발목이 잡혔다. 내부에선 “소송이 유일한 걸림돌”이라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삼성의 간판 격인 전자의 경우 지난 2분기 매출 47조5969억원, 영업이익 6조724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최대 실적을 단 1분기 만에 갈아치웠다. 매 분기 최대실적을 경신하며 한국경제의 확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았다.
 
이 기간 삼성은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 등 주력 스마트폰을 앞세워 애플의 아이폰을 판매량에서 2배 가까이 따돌리며 격차를 벌렸다(삼성 4870만대, 애플 2600만대). 한때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여겼던 노키아에 이어 스마트폰의 아이콘 애플마저 누르는 기염을 토했다.
 
스마트폰의 힘은 전기, SDI 등 관련 계열사들의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 여기에다 이른바 ‘윤부근 냉장고’(지펠T9000)가 날개 돋친 듯 팔리며 TV 등 가전에서도 독주가 이어지고 있고, 반도체도 경쟁사 간 치킨게임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투자로 미래를 준비해 온 역량이 시장을 집어삼킬 태세를 갖췄다.
 
호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23일 브랜드평가 컨설팅업체인 브랜드 파이낸스는 삼성의 브랜드가치를 세계 6위로 평가했다. 지난해 18위에서 무려 12계단 뛰어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톱10에 진입했다. 평가액만 382억달러에 이른다.
 
GE를 비롯해 코카콜라, 아마존, AT&T, 버라이즌, HSBC, 도요타, 맥도널드, 인텔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이 삼성 뒤로 밀렸다. 삼성의 힘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한 걸림돌은 국내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각종 소송이다.
 
애플과의 특허전이 24일 국내 판결을 시작으로 줄줄이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불과 하루 차이로 25일 애플의 안방인 미국에서 본안소송 배심원단 평결이 나온다. 삼성과 애플은 이미 치열한 폭로전을 전개하며 서로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독일, 호주 등 전 세계 9개 나라에서 대륙을 망라해 펼쳐지는 30여건의 특허소송 결과에 따라 한쪽은 되돌릴 수 없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특히 본질은 구글과 애플 간 OS(운영체제) 싸움인 만큼 제조사인 삼성이 전쟁에 휘말려 입을 상처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여기에다 이건희 회장이 휘말린 1조원대의 형제간 유산분쟁도 삼성에겐 뼈아픈 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제기된 CJ와의 신경전은 서로의 예민한 부분을 건드리며 서로에게 큰 상처를 입히고 있다.
 
뿐만 아니다. 대구고법 민사3부(부장판사 홍승면)는 22일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과 관련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이 회장에게 제일모직에게 130억원을 배상할 것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모든 증거 등을 종합한 결과 저가의 CB 발행이 증여세 등 조세를 회피하면서 에버랜드에 대한 지배권을 아들인 이재용 사장 등에게 이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회장과 비서실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시하며 피고측 항소를 기각했다.
 
이로 인해 자칫 후계승계 문제가 또 다시 불거질 경우 정치권의 공세 소재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그간 보호막을 폈던 여권마저 대선을 앞두고 잇달아 강도 높은 경제민주화 법안들을 내놓으며 선명성 경쟁에 나서고 있어, 삼성에게 곤혹스러운 상황이 닥칠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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