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하드만 불법파일? 토렌트는 음란물도 마음대로
불법파일 유통 30% 차지..청소년도 무차별 접근 가능
2012-08-28 11:18:24 2012-08-28 11:19:42
[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A씨는 집에 TV가 없다. 하지만 그는 보고 싶은 모든 TV 프로그램을 컴퓨터로 다운로드 받아 볼 수 있다. 그는 한 토렌트 공유 사이트를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한다.
 
하지만 그가 지불한 비용은 0원. 간단한 회원가입만 하면 모두 무료다.
 
A씨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 웹하드에서 돈을 주고 다운받았지만 최근에는 웹하드에서 제휴콘텐츠는 한 건당 700원을 내야 돼 이용하지 않는다"며 "토렌트를 알고부터 돈을 내고 다운받는 일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토렌트'는 전세계적으로 이용되는 공유프로그램으로 서버가 아닌 파일의 개념으로 개개인이 파일을 공유·배포하고 있다.
 
'P2P'나 '웹하드'는 해당 서버에 없는 자료는 다운로드가 불가능하지만 토렌트는 개개인이 파일을 공유하기 때문에 자료가 방대하다.
 
다대일의 방식으로 파일 하나를 여러 사람에게 나눠서 받기 때문에 다운로드 속도도 컴퓨터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를 낸다. A씨의 경우 평균 10MB의 속도가 나온다.
  
토렌트는 이용자간의 파일을 주고 받기 위해 만들어진 합법적인 프로그램이지만, 그 안에서 공유되고 있는 파일들이 저작권 등 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28일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저작권보호센터의 '2012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온라인 불법복제물 이용량은 약 17억9630만개로  이 중 29.3%가 토렌트를 통해 유통됐다.
  
 
토렌트가 이렇게 유통량을 늘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프로그램과 사이트 접근의 수월성이다.
 
네이버와 구글과 같은 포털에서 '토렌트'를 입력하면 수많은 사이트가 나온다. 간단한 회원가입을 통해 이용할 수 있고, 몇몇 사이트는 회원가입조차 필요 없다.
 
블로그나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파일을 공유할 수 있어 다양한 경로로 파일에 접근할 수 있다. 
 
게다가 최신 파일도 웹하드와 비슷한 시각에 업로드된다. 웹하드에 구하기 힘든 오래된 영화나 자료도 구할 수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웹하드에 없는 파일을 검색하다 토렌트를 접하게 된 경우도 있다. 
 
더 심각한 사실은 불법파일과 함께 음란 동영상도 토렌트를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웹하드나 P2P의 경우 성인인증으로 미성년자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토렌트는 이런 진입장벽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외국어로 된 사이트에서도 한글로 검색할 수 있어 방대한 양의 음란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또 특정 단어를 검색하면 미성년 음란물, 국내 불법촬영 음란물 등 그릇된 성(性)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영상도 다운받을 수 있다.
 
이렇듯 불법파일과 음란물이 보란듯이 유통되고 있지만 정부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거의 없다.
 
저작권보호센터 관계자는 "모니터링을 통해 적발된 사이트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보하고, 위원회에서 접속차단이나 사이트 폐쇄 명령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렌트에 대해선 규제를 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사이트 폐쇄와 같은 주먹구구식 단속밖에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문화관광체육부 저작권보호과 관계자는 "토렌트 사이트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으며 메일을 통해 저작권 위반사실을 통보해 자료 삭제를 요청하고 있다"며 "토렌트는 현재로선 불법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법규를 마련해 적절히 규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불법파일 유통경로 1위였던 웹하드는 현재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고, 단속을 통해 불법파일 유통이 적발되면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4회 이상 적발되면 등록취소 등의 처분을 받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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