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다시 '천정부지'..정부·정유사 '잇속챙기기' 여전
2012-08-30 13:57:39 2012-08-30 13:58:45
[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서울지역의 휘발유 판매가격이 3개월 만에 2100원대로 재진입하면서 유가 안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3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서울시 휘발유값이 지난 25일에 리터당 2100원을 돌파해 29일 현재 2104원으로 지난달 9일 1965원 대비 무려 139원이나 올랐다.
 
문제는 이처럼 휘발유값이 다시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정부는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는 '제한적 대응'만을, 정유업체들은 정부 정책만 보며 '눈치보기'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8일 프랑스 현지 언론의 발표에 따르면 피에르 모스코비시 재무장관이 프랑스 정유업체 3사 대표들과 회의를 마친 뒤 휘발유와 디젤 가격을 국가 세금에서 3유로센트(약 43원), 정유사들이 1~3유로센트(약 14~43원)씩 각각 내리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프랑스 휘발유 판매가격은 최대 6센트유로가 감면될 예정으로 한화로는 리터당 약 86원을 인하된다.
 
비록 한시적이지만 치솟는 유가를 잡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적극적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프랑스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프랑스 기름값도 오름세를 보여 지난 28일 휘발유 평균가격이 리터당 1.70유로(2420원)였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국내 휘발유값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 혼합판매·알뜰주유소 확충 등 제한적인 대응만을 하고 있다.
 
지난 27일까지 영업을 하고 있는 알뜰주유소 수는 695곳. 정부는 당초 알뜰주유소를 통해 리터당 70~100원 정도의 인하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와의 판매가격 차이는 지난 28일 기준으로 겨우 31원의 차이만 보였을 뿐이었다.
 
정부는 오는 9월에 시행 예정인 석유혼합판매로 20% 정도 휘발유 판매가격 인하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소비자인 국민이 유가 안정정책에 대한 반응이 싸늘한 것도 정부가 유가안정에 대한 적극적 대책 없이 제한적인 대응만을 보이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들은 휘발유값의 절반에 해당하는 유류세 인하 등 직접적인 인하 정책을 원하고 있지만, 정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30달러 이상 고유가가 5영업일을 넘게 유지될 경우 비상계획에 따라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2012년 8월 4주 석유제품별 가격구성(자료제공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
 
지난 2008년에 유가가 배럴당 147달러일 때 3월~12월까지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10% 인하해 기름값 안정을 도모했다.
 
당시 유류세율 인하로 세금이 2조원 줄어든 탓인지 유류세 인하에 대한 반응은 심드렁하다.
 
주유소들의 휘발유값 인상 형태에도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 2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제 휘발유 가격이 리터 당 964.52원이었던 4월 3주부터 703.30원이었던 7월 3주까지 국제 휘발유 가격은 261.22원 하락했다.
 
반면, 주유소 판매가격은 리터 당 2062.17원에서 1892.14원으로 170.03원만 인하됐다.
 
소비자시민보임 관계자는 "국제 휘발유 가격이 하락할 때에는 천천히 인하했다가 국제 휘발유 가격이 인상될 때에는 빨리 인상한다"며 "주유소들이 국제 휘발유 가격을 공정하게 반영하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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