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5년전에는 모바일투표 적극 주장
2012-09-06 09:45:51 2012-09-06 09:47:09
[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정체 모를 무더기 모바일세력의 작전 속에 민심과 당심은 처절하게 짓밟히고 있다."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모바일 투표가 논란꺼리로 부상한 가운데 손학규 후보가 한 발언이다.
 
하지만 5년전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당시 손 후보는 적극적으로 모바일 투표 도입을 주장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당시 당내 조직력이 강해 당원과 대의원들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고 있던 정동영 후보와 맞서기 위해서는 일반 국민들의 광범위한 참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이 때문에 손 후보가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손 후보는 2007년 4월 "모바일 50%와 여론조사 50%로 후보단일화를 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당시 열린우리당이 해체되기 이전의 범여권에서 여론조사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후보가 손 후보였다.
 
이어 8월에는 손 후보의 대변인이었던 정봉주 전 의원이 "모바일 투표와 인터넷 투표를 도입해야 젊은 층의 참여가 이어진다"며 모바일 투표 활성화를 촉구했다.
 
당시 당내 조직력이 강했던 정동영 후보측은 여론조사와 모바일 투표 모두에 부정적인 입장이었고, 한명숙 전 총리는 모바일 투표 도입에 적극적이었다.
 
같은 해 8월21일 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됐다. 하지만 모바일 투표 도입 여부는 결정되지 못했다. 정동영 후보측이 강력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손 후보측 정봉주 대변인은 "다른 주자들은 모두 모바일 투표에 찬성하는 데 '조직표'에 강하다고 생각하는 정 전 장관 쪽만 유독 반대하고 있다"며 정동영측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정 후보측 정청래 대변인은 "대리투표와 공개투표에 따른 위헌 시비에 답을 달라는 것"이라며 맞받아쳤다.
 
시계를 2012년으로 돌려보면 손 후보는 2007년 당시 정동영 후보측이 내세웠던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셈이다. 5년 만에 입장이 뒤바뀐 것이다.
 
특히 손 후보는 2007년에는 '당심'보다는 '민심'을 내세우며 이중투표의 가능성 때문에 정동영 후보측과 친노 후보들이 모두 반대했던 여론조사 도입을 홀로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에는 "정체모를 모바일심이 당심과 민심을 짓밟고 있다"며 당심을 앞세우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손 후보는 제주, 울산, 강원, 충북, 전북, 인천, 경남 등 7개 지역 경선 결과 대의원 투표에서는 총 700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대의원 투표 2위 574표의 김두관 후보, 문재인 후보는 573표로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장투표와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문 후보가 2205표로 1위를, 손 후보가 209표로 2위를, 김 후보가 1981표로 3위를 차지했다.
 
특히 대선 후보들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에서는 압도적으로 문 후보가 앞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민심을 짓밟고 있다"는 손 후보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모바일 현장투표+권리당원 대의원 총 득표수 득표율(%)
문재인 59126 2205 573 61904 45.95
손학규 27705 2098 700 30503 22.64
김두관 24862 1981 574 27471 20.35
정세균 12546 1975 384 14905 11.06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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