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인력 몰리는 금융공기업.."연봉 낮아도 실적 쌓기 좋아"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고액 연봉 외국 IB 출신도 지원
2012-09-06 18:15:58 2012-09-06 18:17:06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금융권 우수인력들이 연봉을 낮춰가면서까지 금융공기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금융기관도 불황의 여파를 피할 수 없게 되자 안정적으로 실적을 쌓기 좋은 곳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등 금융공기업이 올해 실시한 경력직 채용에서 외국계 은행, 국내 유력 증권사 출신들이 다수 지원했다.
 
특히 수은은 합병과 인수자문업에 정통한 호주 최대 투자은행(IB) 출신이 고액 연봉을 포기하고 경력 채용에 지원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외국IB 연봉은 5년차의 경우 평균 1억원 안팎, 5~10년차는 2억~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물론 개인의 트렉 레코드(이행실적)에 따라 연봉차는 이보다 훨씬 클 수 있다.
 
때문에 이들이 정부로부터 인건비 통제를 받는 금융공기업에 입사하는 순간 연간 수입은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절반 가량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금융엘리트들이 꾸준히 금융공기업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수은 관계자는 "경력 지원자들은 전 직장과의 연봉 차이에도 트랙 레코드를 쌓기 위해 지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환 행장은 "최근 수은이 IB업무를 포함해 투자자문 등 업무 분야를 확대하고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어 향후 세계 시장에서 수은 직원 모셔가기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에도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공사는 지난 7월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분야의 경력직 25명 채용 공고를 내자 KDB산업은행 실무자 7명이 지원하는 등 해당분야 실무자들이 대거 지원했다. 국내 유력 증권사 출신들의 지원도 이어졌다는 게 공사 측의 설명이다.
 
공사도 이 같은 우수 인력들의 지원 이유를 '트랙 레코드 쌓기'로 분석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안정적이면서도 개인의 트랙 레코드를 쌓을 수 있어 금융공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금융권 종사자는 "증권사의 경우 실적 압박이 매우 심하고 갈수록 임원 승진 시기가 빨라지면서 조기 퇴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연봉이 반토막 나더라도 안정적인 금융공기업에서 경력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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