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호기자] 정부가 막걸리 산업 발전을 위해 품평회와 홍보전 등의 지원책을 시행 중이지만, 정작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지원은 상당히 미흡한 실정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막걸리를 포함한 전통주 정규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충청남도에 위치한 혜전대학교 단 한 곳 뿐이다.
정부가 막걸리 산업 발전 지원을 공언했지만, 핵심과제라 할 수 있는 인력양성을 위한 교육 등 기초 인프라 구축 지원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혜전대는 호텔조리외식계열과 한식전공 정규 수업과정으로 '전통주 제조 및 응용(3학점)' 과목을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 전통주 제조 관련 정규교육과정을 운영하고있는 대학교가 전무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혜전대의 3학점 수업이 국내에서 유일한 전통주 관련 정규교육인 셈이다.
관련업계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전통주훈련기관과 인재양성기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두 기관의 교육과정이 일반인들의 취미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두 기관에서 운영되고 있는 교육과정이 취직으로 이어지는 정규교육과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막걸리 등 전통주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한국식품연구원과 서울벤처전문대학교에 전통주훈련기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또 한국가양주연구소 등 6개 연구소에 자금을 지원해 전통주 인재양성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류인수 한국가양주연구소 소장은 "국내 전통주 산업에서는 교육과정을 이수하더라도 취직이 잘 되지 않아 일반인들의 취미단계에 머물고 있다"며 "인재양성프로그램 등을 활성화 시키려면 교육과정 이수 후 관련 업계로 취직할 수 있는 구조의 정규교육과정을 마련해야 된다"고 말했다.
국내 전통주 산업은 세계 수출 활성화를 위해 일본 정부가 주도적으로 관리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사케산업과 극명히 대조된다.
일본의 경우 지난 1991년부터 일본술서비스연구회(SSI)가 사케 소믈리에(키키자케시) 인정시험을 시행해 국제공인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 일본정부와 SSI는 키키자케시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사케 산업 관련 인재양성과 관리를 하고 있다.
국내와 달리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는 교육과정이 취직으로 이어지는 것도 국내 전통주 산업과의 다른 점이다.
실제로 도쿄농업대학에 양조과학과에서는 사케 효모관련 4년제 정규 교육과정과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규슈 오이타현 벳부대학도 음식영양과학부 발효식품과 운영을 통해 사케 관련 정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케 관련 정규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일본 내에서 키키자케시나 관련 연구기관· 업체로 취직해 일할 수 있다.
류 소장은 "전통주는 단순히 술이 아니라 프랑스의 와인이나 독일의 맥주, 일본의 사케처럼 우리 전통문화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장기적인 정책지원을 통해 정규교육과정과 관련 연구시설 확충 등 전통주 산업의 기초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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