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호기자]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고 있는 국내 최대 닭고기 생산업체인
하림(136480)이 부당한 행위로 양계업계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김재원(새누리당) 의원은 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농림수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정부융자를 받고 성장한 하림이 우리 양계농가에 부당한 행위를 많이 저지르고 있다"며 "농식품부의 현실파악과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하림은 정부에서 융자로 총 782억원을 지원받았으며, 올해도 계열사를 포함해 약 80억원을 융자받았다.
특히 하림은 국내 최대 육가공업체란 지위를 남용, 계열화 양계농가들을 가축재해보험에 강제 가입시킨 뒤 수익자를 자사로 지정하고 매년 수억원의 보험금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위원회 소속 김영록(민주통합당) 의원은 "보험 가입자는 개별농가로 하고 수익자를 하림으로 한 것은 명백한 명의도용이며 지원받은 국비 50%를 횡령한 것"이라며 "농식품부는 진상규명에 나서야 하며, 필요할 경우 사법처리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림은 보험금을 챙겨왔다는 의혹에 대해 사료와 병아리 외상판매 때문에 보험 수익자를 증권자(하림)로 설정했다고 해명했다.
하림 측은 "보험수익자는 농가이름으로 한다"면서도 "사료와 병아리를 외상으로 수탁농가에 판매하기 때문에 가축재해보험금을 증권자인 하림이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2010년 수입산 닭을 유통하고 있는 HK상사가 김홍국 하림 회장이 세운 위장계열사란 의혹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하림이 HK상사를 내세워 수입 닭고기를 대량 유통시키고 가공제품을 만들어 판매해 국내 양계업계에 큰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하림 측은 HK상사는 독립된 닭고기 수입대행업체라며 하림과의 관계를 일축하고, 하림 상표가 부착된 닭고기 제품은 국내산 닭고기라고 해명했다.
김 회장은 "HK상사는 계열사는 맞지만 지분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하림 상표가 부착된 닭고기 제품은 모두 국내산 닭고기"라고 말했다.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은 "축산계열화 산업에 대한 법률을 내년 6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며 "농식품부 내에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이번 하림 사건과 같은 분쟁이 생길 시 즉각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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