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성추문' 피해자측 "전 검사는 뇌물 아닌 성폭행범"
정철승 변호사 "친고죄 문제 있어 뇌물수수 적용한 듯..지켜보겠다"
2012-11-25 18:41:34 2012-11-25 21:20:46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서울동부지검 검사의 '성추문 사건'과 관련해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전 모 검사(30)에게 '뇌물수수'혐의를 적용한 것에 대해 피해 여성측이 "전 검사는 명백한 성폭행범"이라고 주장했다.
 
피해 여성 A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정철승 법무법인 '더펌(THE FIRM)' 대표 변호사는 25일 서울 잠원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이번 사건은 검사의 지위를 이용한 명백한 성폭력 사건으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사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동부지검 로스쿨 검사의 '성추문' 사건의 피해여성을 변호하고 있는 정철승 변호사가 25일 오후 2시 서울 잠원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 변호사에 따르면 전 검사는 지난 6일 밤 8시에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징역 3년형에 해당하는 중대한 범죄다. 내일 당장 검찰청으로 들어오라"고 강압적으로 얘기했고 A씨가 "아이들 저녁식사를 봐줘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하자 "10일 토요일 오후 2시까지 나오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전 검사가 나오라고 한 시각에 검찰청에 출두한 A씨는 억울하다고 하소연했으나 전 검사는 이를 묵살하고 "무조건 합의해야 하고, 합의해도 기소되고 재판받아야 한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A씨를 몰아붙였다.
 
정 변호사는 "계속되는 전 검사의 강압에 A씨가 당황해 울음을 터뜨렸고 이 때 전 검사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며 '많이 격앙되신 것 같다. 진정시켜드리겠다'며 차를 권한 뒤 신체적인 접촉을 시작해 성관계까지 가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전 검사는 그동안의 감찰조사에서 "검사실에서 성관계를 가진 적은 없다" 주장했으나 정 변호사는 "최초 조사는 수사계장실에서 단 둘이 진행되다가 신체접촉이 시작되자 A씨가 이를 뿌리치고 정 검사를 피해 안쪽에 있는 검사실로 쫓겨 갔고, 전 검사가 A씨를 쫓아 들어가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당시 상황을 볼 때 혐의는 심플하다. 전 검사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를 적용하는 것이 맞다"며 대검의 뇌물수수혐의 적용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혐의는 친고죄이니 만큼 A씨의 고소가 없으면 전 검사는 기소되지 않는 점을 대검측이 고민한 것 같다"며 "사전 구속영장 신청시까지 대검의 조치를 지켜 볼 것"이라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그러나 "전 검사에 대한 사법처리 권한은 검찰에 있는 만큼 피해자측에서 뭐라할 것은 아니다"면서도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되면 뇌물을 준 사람 역시 공범이 될 수 있으므로, 대검이 A씨를 뇌물공여자로 취급할 경우 즉각 법적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A씨가 전 검사를 직접 고소할 가능성에 대해서 정 변호사는 "형사합의가 이미 이뤄진 상태고, A씨가 사건이 확대되면서 자신이 노출될까봐 극도로 예민한 상태"라며 "현재로서는 전 검사를 직접 고소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대검 감찰본부가 A씨를 '피해자'로 인정하고 있으며, 전 검사를 뇌물수수혐의로 기소할 경우에도 '공무원이 강압적으로 뇌물을 요구한 경우 공여자는 처벌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는 점을 들어 A씨에 대한 사법처리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대검 감찰본부는 전 검사를 전날 긴급체포한 데 이어 오늘 오후 뇌물수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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