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성추문' 사건 영장 재청구.."대가성 있었다"
녹취록에 '사건 해결에 대한 구체적 대화' 담겨 있어..혐의 그대로 적용
2012-11-27 12:09:23 2012-11-27 12:11:2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검찰이 '성추문 검사'사건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것과 관련 오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예정이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27일 "법원의 영장기각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오늘 전과 동일한 뇌물수수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감찰본부에 따르면, 전 모 검사는 지난 10일 여성 피의자 A씨와 검사실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절도사건에 대한 합의에 도움을 주겠다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12일 모텔에서 성관계를 가진 후에는 사건처리에 관한 구체적 조언이 포함된 내용의 대화를 나눈 사실도 확인됐다.
 
감찰본부는 전 검사와 A씨의 이같은 대화내용이 법리상 뇌물수수에 대한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을 충분히 입증하는 것으로 보고 법리를 보완 중이다.
 
이같은 사실은 A씨가 변호인을 통해 감찰본부에 제출한 녹취록에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측은 지난 24일 감찰본부의 출장조사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 3개를 감찰본부에 제출했다. 녹음량은 3개를 모두 합쳐 160여분 정도다.
 
A씨가 당시 상황을 녹음할 수 있었던 것은 경찰 조사단계에서 강압적인 조사를 받았다는 A씨의 말을 들은 정철승 변호사가 조언에 따른 것으로, 전 검사와의 대화뿐만 아니라 경찰조사와 성상담센터에서 상담자와 나눈 대화 등도 녹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본부 관계자는 또 "녹취록과 증거물들을 분석해본 결과 A씨의 주장을 100% 믿기는 어렵다"며 "12일 구의역에서 만난 것도 검사의 일방적인 강압에 의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검사실에서 성추행 등이 있었을 당시에도 A씨가 강간 정도의 완전한 항거불능상태에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감찰본부 관계자는 그러나 "뇌물수수의 경우 공여자는 피해자로서의 지위와 피의자로서의 지위를 모두 가질수 있다"며 "A씨의 경우 피해자성이 더 크기 때문에 입건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위현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범죄혐의에 적용된 뇌물죄에 한해 살펴보면, 그 범죄성립 여부에 상당한 의문이 있어 전 검사에 대한 윤리적 비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구속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전 검사에 대한 감찰본부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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