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7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당초의 목적과 취지대로 사업이 이뤄져야 하고, 그 과정에서 강정마을 주민들과 제주도민들의 의사가 충분히 수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이날 제주도의회에서 50대를 위한 정책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저는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아주 명료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후보는 "해군기지는 우리가 해양강국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사업"이라면서도 "그런데 지금 강정마을 해군기지는 당초의 취지와는 완전히 어긋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래는 그야말로 민군복합이었는데 이명박 정부는 당초의 취지를 벗어나서 그 전체를 군항으로 만들었다"면서 "주민들 의견을 수렴하거나 민주적인 절차를 거친 바 전혀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다. 이것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문 후보는 동남권신공항과 제주신공항이 함께 추진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두 사업을 함께 추진할 수 있다"면서 "동남권 신공항 때문에 제주신공항 사업이 늦춰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문 후보와 기자들이 나눈 일문일답.
-동남권신공항을 가덕도에 건설하겠다고 하면서 제주신공항도 언급하셨다. 양립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우선순위는.
▲신공항 건설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입지를 선정하고, 설계하고, 전체 사업을 마무리 하는데 20여년이 걸린다. 동남권신공항은 대구와 경북, 부산, 울산, 경남 등 5대 지자체의 공동 관문으로 필요하다. 제주신공항은 제주 1000만명 관광시대를 위해서다. 제주공항은 현재 과포화 상태다. 그 수요를 위해서 필요한 사업이다. 20여년간 소요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두 사업을 함께 추진할 수 있다. 동남권신공항 때문에 제주신공항 사업이 늦춰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오늘 동행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를 방문하신 소감은.
▲강금실 전 장관이 제주 출신이시고, 최초 여성 법무부 장관을 하셨다. 그리고 어제 발표가 됐는데 '정권교체와 새정치를 위한 국민연대'가 출범했고, 저와 안철수 후보도 힘을 합쳤다. 이제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모든 국민이 하나가 됐다. 오늘 강금실 전 장관께서 저와 함께 제주에 온 것도 그런 차원이다. 이제 정말 마음이 든든하다. 대선승리를 위해서 매진토록 하겠다.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강정마을 주민들과 제주도민들이 궁금한 점이 많다. 해군기지 문제 해결 방안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
▲저는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아주 명료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해군기지는 우리나라의 해양안보를 위해서나 앞으로 우리가 해양강국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사업이다. 그런 차원에서 강정마을 해군기지 입지가 결정이 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 강정마을 해군기지는 당초의 취지와는 완전히 어긋나 있다. 원래 강정마을 해군기지는 그야말로 민군복합 관광 목적의 만항과 군항이 나란히 병존하는 민군복합항으로 그렇게 계획이 됐고, 국회에도 그런 전제조건 아래 예산을 편성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당초의 취지를 벗어나서 그 전체를 군항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당초의 목적과 취지를 변경하면서 제주도민 그리고 강정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민주적인 절차를 거친 바 전혀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했다. 이것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다.
작년 정기국회에서 그렇게 강정마을 해군기지 사업이 당초의 취지를 벗어나고 있다고 여야가 판단해서 합의 하에 금년도 예산안을 전액 삭감을 했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가 전년도 미집행 예산과 예비비 등으로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누가 말바꾸기를 하는 것인가. 제가 주장하는 것은 당초의 목적과 취지대로 사업이 이뤄져야 하고, 그 과정에서 강정마을 주민들과 제주도민 의사가 충분히 수렴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잘못가고 있는 사업은 되돌리기 위해서라도 중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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