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큰 틀 '이명박근혜'..성공 여부는 성장·분배 '균형'
집권 초기 분배보다 성장..공약 중 성장전략 안보여
재정부 "내년 경제운용방향 발표시 당선자 측 계획 반영 고민"
2012-12-20 17:09:43 2012-12-20 17:11:31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제18대 새 대통령이 탄생했지만, 경제정책부문에서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재정절벽, 중국의 성장둔화, 유럽재정위기의 장기화 등 불확실한 대외경제 여건이 지속하고 있어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위기 극복과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여당에서 대통령 당선자가 배출되면서 공약 자체가 현 정부의 경제정책기조를 크게 흔들지 않는 선에서 마련됐다는 점도 정책기조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 한가지 중요한 변화는 분배공약으로 대표되는 경제민주화와 대규모 복지 공약이다. 이를 위기극복 과제와 함께 얼마나 균형있게 추진하느냐가 이른바 '박근혜노믹스'의 성공을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당선인사문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시절 새마을 운동을 상기시키는 '잘 살아보세'의 재현을 외치면서도 소외계층으로의 분배를 약속하는 경제민주화를 언급한 것은 이런 정책과제의 선명성을 더해준다.
 
◇'MB노믹스'의 수정본 '박근혜노믹스'
 
박근혜 당선자의 경제정책은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정책의 '수정본'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난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 공약은 고스란히 이명박 후보의 '747공약'(연간 7%성장·국민소득 4만달러·세계 7대 강국도약)에 녹아 들어갔다.
 
경제성장을 통해 일자리가 늘고, 복지도 확대되는 '낙수효과'를 기대한 정책이었지만, 이것이 사실상 실패하면서 5년 후 그는 시장중심의 기존 경제정책을 유지하면서도 경제민주화라는 분배기조를 추가했다.
 
경쟁자였던 문재인 후보의 공약과 비교하면 강도가 약하지만,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고,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자, 비정규직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법개정을 추진함과 동시에 대기업의 자발적인 경제민주화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분배 역시 성장의 열매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집권 초기에는 분배보다는 성장정책이 앞설 가능성이 높다. 올해 2%대 초반의 경제성장에 이어 내년에도 우리나라 경제는 3% 성장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기관들로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0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전망한 내년 우리나라가 성장률은 평균 3%에 그쳤으며,  그중 절반의 전망은 2%대에 그치고 있다.
 
문제는 박근혜 후보의 성장 전략이 현재까지 공개된 공약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박 당선자의 공약 중 성장정책으로 꼽을 만한 것은 정보통신기술 확대를 통한 스마트 뉴딜 정책 등 고용정책뿐이다. 불필요한 규제 철폐를 통해 기업의 투자와 기술개발을 유도한다는 계획은 현 정부와 차별적이지도 않은 데다 구체적인 내용도 없다.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연평균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통한 고용창출방안은 성장을 위한 고용정책보다는 분배를 위한 고용정책에 가깝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내년에 올해보다는 경기가 다소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체감경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며 "새 정부는 당장 경기활력을 높이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확장 기조로 '턴'..경제 돌파구 마련할까
 
이번 대선을 앞두고 누가 당선되든 내년초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불가피하다는 점에는 모두 공감했다. 저출산 고령화의 시대흐름에 맞춘 복지공약들이 쏟아지면서 복지지출이 크게 늘어나는 데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재정의 확대 투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현 정부는 내년도 '균형재정'의 기조를 버릴 생각이 없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내년 1월부터 추경편성 논의는 본격화 할 전망이다.
 
새누리당이 대선 전에 이미 10조원 규모의 별도 추경을 정부에 요구했고, 여야 대선후보 모두의 공약 중 공통분모만 따져보더라도 지출해야할 재정규모가 적지 않다.
 
현재 진행중인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의 예산심의과정에서 일부 재정확장기조가 반영되거나 연초에 추가적인 경정예산 편성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는 국회에 제출된 예산규모를 넘어서는 확장 재정은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내년도 경제운용방안을 발표할 때 당선자측의 계획을 반영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