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블랙베리의 신제품 스마트폰 '블랙베리Z10'에 삼성전자 갤럭시S3 부품이 대거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명까지 림(RIM, 리서치인모션)에서 블랙베리로 바꿔가며 위기 탈출에 나선 블랙베리가 이미 시장에서 확실하게 검증된 갤럭시S3를 벤치마킹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1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출시된 블랙베리 Z10은 스마트폰의 '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S4를 탑재했고, 이외 시스템 메모리부터 낸드플래시까지 대부분의 메모리 칩을 삼성전자의 부품을 사용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개별 부품의 제조사보다는 제품의 구성이다. 블랙베리Z10의 내부를 살펴보면 갤럭시S3와 마찬가지로 퀄컴의 퀄컴PM8921 전원 관리 칩셋, RTR8600 라디오 수신기, WCD9310 오디오 코덱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에 해당하는 부품을 갤럭시S3와 사실상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맞춘 셈이다.
해외 IT 커뮤니티의 한 관계자는 "(Z10은) 대체로 갤럭시S LTE 모델의 부품 구성과 거의 비슷한 방향으로 이뤄졌다"며 "갤럭시S3가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 비춰볼 때 나쁘지 않은 조합"으로 평가했다.
이같은 블랙베리의 '삼성전자 따라잡기' 전략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연이은 실패 이후 약 15개월 만에 선보인 Z10은 북미, 유럽 등지에서 기대 이상의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토르스텐 하인즈 블랙베리 최고경영장(CEO)는 최근 "출시 첫 주 판매수치를 비교하면 이전 모델들 보다 거의 3배 정도 잘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새로운 운영체제(OS) ‘블랙베리10’에 대한 시장 반응도 나쁘지 않다. 그동안 블랙베리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물리 쿼티 키보드’가 사라지고 전면 터치 방식을 도입했지만 오히려 더 사용하기 쉽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많다. 우선 블랙베리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부족한 앱 수가 가장 문제다. 아울러 정부 및 기업용 시장에 특화된 블랙베리가 일반 사용자에게 블랙베리를 어떻게 어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여전하다.
한편, Z10의 국내 출시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통신사들이 모두 블랙베리 유치에 적극적이지 않은 데다 블랙베리 입장에서도 '외산 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 시장 출시에 부담을 느낄 것이란 분석이다.
그 동안 블랙베리 시리즈를 유통했던 SK텔레콤을 비롯해 KT, LG유플러스 등 주요 통신사들은 Z10의 출시 계획이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외산 폰에 대한 선호도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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