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경기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명품에는 불황이 없다'는 백화점의 절대 공식이 깨졌다.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온라인몰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중고 명품을 온라인 장터에 내놓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중고 명품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15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의 명품 브랜드 매출은 전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신세계백화점은 2011년 23.2%에서 6.7%로 급감했고, 롯데와 현대는 각각 12.0%, 10.8% 증가해 전년 대비 신장률이 반토막 났다.
◇재고물량 처리를 위해 백화점 3사는 15일부터 순차적으로 해외 명품 제품 세일에 들어간다. 총 850억원 규모로 할인폭은 최대 80%에 이른다.
반면 '실속'을 추구하는 알뜰 소비자들이 늘면서 온라인몰에서는 중고 명품 거래가 늘고 있다.
G마켓은 전년 대비 지난해 중고 해외명품 매출이 57%, 옥션은 50%,
인터파크(035080)는 28% 증가했다.
지난해 2월 중고상품전문관 '중고스트리트'를 오픈한 11번가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매출은 상반기보다 150%나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도 전월 대비 15% 이상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로 가방, 핸드백, 지갑 등 잡화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최근에는 명품 유아용품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면서 명품 유아 중고제품 판매량도 같은 기간 전년 대비 평균 25% 이상 늘었다.
백화점이나 아울렛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그동안 온라인몰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제품의 신뢰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개선되면서 생긴 현상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몰업계는 해외에서 직접 제품을 매입하고 진품이 아닐 경우 판매가 이상을 보상해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A/S 비용도 지원해주는 등 명품 매출 확대에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
온라인몰 업계 관계자는 "장기 불황으로 쓰던 명품을 팔려는 이들이 많아진데다, 중고제품 구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유연해지면서 해외명품의 중고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높은 가격대의 제품도 속속 팔려나가는 등 예상외로 매출 성장세가 좋은 만큼, 중고 명품 관련 기획전도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콧대 높기로 유명했던 명품 브랜드들이 자존심을 꺾고 대대적인 백화점 세일에 동참하고 나섰다. 그 동안 나홀로 가격 인상을 하며 소비자들의 지탄을 받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할인율도 최대 80%로 일부 제품은 아울렛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물량도 백화점 3사를 합쳐 총 850억원 규모로 사상 최대 규모다.
백화점 측에서도 예년에 비해 행사 공간을 확장하고 구매금액에 따라 일정비율로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재고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2월은 겨울에서 봄으로 시즌 상품이 바뀌는 시기라 지난해 재고물량을 해결하기 위해 업체에서 세일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의 경우 지난해 명품 브랜드 매출 감소와 겹쳐 세일에 참여하는 브랜드와 할인폭이 더 확대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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