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유시민의 좌절은 우리의 좌절이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정계 은퇴 소식을 접한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현 노무현시민학교 교장)의 단상이다.
유 전 장관의 서울대 경제학과 3년 선배이자 유 전 장관이 국민참여당 대표 시절 대변인이었던 이 전 수석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감이 교차한다"고 탄식했다.
이 전 수석은 "유시민이 그동안 했던 정치는 흔히 말하는 정치가 아니었다"면서 "엄격히 말해, 정당개혁운동이었다"고 적었다.
그는 "더 엄격히 말하면, 외부로부터의 '민주당' 개혁운동이었다. 민주당을 진정으로 개혁하고 싶었다. 내부에서 어려우니, 외부에서 하고 싶었다"며 "오늘 유시민의 선언은 민주당 개혁운동을 직업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풀이했다.
이어 "유시민의 정치적인 꿈은, 민주적인 반듯한 정당 하나 만드는 것이었다"면서 "그것은 현대적인 혁신정당이었다. 너무 소박했다. 독일의 사민당이나 스웨덴의 사민당 같은 정당.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해가면서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정당이었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그를 지지했다. 나도 그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유시민은 감히 대권을 꿈꾸었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면서 "유시민의 대권도전은 정당개혁운동의 과정이었다. 최종 목표가 아니었다. 정당개혁운동이 성공하면 대권 꿈은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었다. 나는 유시민의 그런 꿈이 좋았다. 그래서 잠시나마 정치를 같이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유시민의 좌절은 유시민 개인의 좌절이 아니다. 우리의 좌절"이라며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한다. 유시민의 좌절은 유시민 개인으로 끝나지 않는다. 제2, 제3의 유시민이 나올 것이다. 반듯한 민주정당이 나올 때까지"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그는 "유시민은 좌절했지만, 유시민의 꿈은 살아 있다. 누군가가 그 꿈을 이어갈 것"이라며 "왜? 시대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수석이 유 전 장관이 개혁하고 싶었다고 지목한 민주통합당의 김정현 부대변인은 유 전 장관의 은퇴에 "착잡하지만 그의 뜻을 존중한다"며 "그가 정치에 입문한 뒤 보인 행적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정치권에 새로운 기풍을 불어넣은 점은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기득권과 기성정치에 끊임없이 도전한 그의 비주류 정신은 높이 살만 하지만 그가 서있던 곳에는 분열의 씨앗이 뿌려졌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라고 유 전 장관에 일침을 놓기도 했다.
김 부대변인은 또 "이제 그가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났지만 항상 촌철살인으로 모든 부조리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던 그 답게 우리 사회의 소금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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