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의 위엄(?), 삼성家 '공격경영'..중소보험사 '위태'
2013-03-05 18:01:22 2013-03-05 18:03:50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최근 손·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000810)가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격적으로 '공격경영'을 펼치면서 중하위권 보험사들이 안절부절하고 있다.
 
업계 1위의 두 보험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면 궁극적으로는 중소형 보험사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박 부회장 "경쟁사 따라올 수 없을만큼 격차내야"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은 최근 '초격차 전략'을 내세우며 차별화된 영업 경쟁력을 갖춰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을 만큼의 격차를 벌이라고 전 임직원에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부터 외국계 보험사가 하나둘씩 국내로 들어오면서 시장점유율이 계속 줄고 있어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목표로 삼자는 취지에서다.
 
지난해말 기준 삼성생명의 자산 규모는 174조1265억원으로 2위 한화생명(73조7623억원)의 2배가 넘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기준 신규 계약 실적은 삼성생명이 6조8699억원으로 2위 한화생명의 4조168억원과 자산 규모만큼 격차가 크지 않다.
 
신규 가입 고객이 첫달 낸 보험료인 월납초회보험료도 지난해 4~11월 삼성생명은 4조2865억원으로 업계 4위인 NH농협생명(2조8821억원)의 2배가 채 안된다.
 
◇역마진 우려에도 공격적 판매..즉시연금 뭉칫돈 
 
이에 삼성생명은 설계사 영업인력을 꾸준히 늘리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삼섬생명의 보험설계사 수는 4만607명으로 1년 새 1478명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생보사의 설계사 증가 규모의 23%를 차지한다
 
또 삼성생명은 지금리 기조로 인한 역마진 우려 속에서도 공격적으로 저축성 상품을 판매했다. 지난 2월 즉시연금 비과세 혜택이 축소되기 직전 막차를 타려는 가입자들이 폭증하면서 즉시연금에 뭉칫돈이 몰렸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역마진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고려해 지난해 8월부터 방카슈랑스 즉시연금 판매를 중단한 시점이었음에도 오히려 공격적으로 판매에 나선 것.
 
당시 삼성생명, 신한생명, KDB생명 등 일부 보험사만 은행창구를 통한 즉시연금을 판매했다. 그만큼 역마진 리스크가 있더라도 일단 공격적으로 점유율부터 끌어 올리겠다는 의도로 비춰졌다.
 
◇삼성화재, 1위와 격차 좁히며 진격..텔레마케팅 영업 도입
 
삼성화재도 지난해부터 경영전략을 '공격모드'로 전환했다. 현재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 2위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화재는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1위 동부화재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2012년 회계연도 시장점유율은 9월 11.9%에서 1월 15%로 3.1%p나 오르며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점유율 격차도 1위 동부화재(20.9%)와 4개월만에 6.7%p에서 5.9%p로 좁혔다
 
삼성화재는 올 상반기 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부문 사업강화 차원에서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텔레마케팅 기법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동안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상품은 보험설계사를 거치거나 인터넷으로만 가입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텔레마케팅 영업까지 도입해 판매채널을 새롭게 추가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삼성화재는 설계사들의 반발을 의식해 텔레마케팅 영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다.
 
◇중소보험사 "설 자리 줄어든다" 울상
 
삼성화재의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은 보험설계사가 아닌 인터넷이나 콜센터를 이용해 가입하는 방식으로 설계사 수수료가 들지 않아 기존 상품보다 평균 15.8% 가량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공격적 행보에 중소형사들이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 기업이 신시장을 개척하거나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기보다 기존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 올려나간다면 중소형사들은 그만큼 파이를 빼았기는 셈"이라면서 "지금도 중소형사들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역마진이 현실화되지는 않을까 안절부절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점유율까지 끌어가면 문닫아야 하는 보험사들이 줄줄이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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