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13일로 예정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사진)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인사청문 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미 13명의 장관 후보자들이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큰 무리 없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강도 높은 검증을 공언했던 야당의 위엄은 이미 공수표가 된 상황.
그럼에도 야당은 현오석 후보자의 도덕성은 물론 자질문제를 집중 추궁하며 경제 컨트롤타워로서의 부적격임을 강조할 예정이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현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현오석 후보자는 도덕성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자질"이라면서 "국책연구기관장으로서 기관장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로 리더십이 부재한데다 MB정부를 비호하고, 홍위병 역할을 했던 사람이다. 어떻게 경제정책의 총 지휘봉을 맡길 수 있겠냐"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특히 부동산 투기와 무기중개 로비 의혹 등으로 낙마 1순위로 꼽혔던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마저 사퇴를 거부하고 버티기 모드에 돌입하면서 역설적으로 현오석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더욱 강도가 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 내에서 빈손으로 새 정부 첫 인사청문회를 마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무기 로비스트가 국방부장관으로 그대로 임명된다면, 박근혜 정부에서의 인사청문회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면서 "의원들끼리 얘기를 해봐야하겠지만 현오석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상황에 따라 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이콧도 감안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다른 장관들과 달리 현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지연되면서 청문회가 더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라는 중책인 만큼 사실상 수장이 없는 상태에서의 정부 운영이 더 길어져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이 배경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재정부 1차관과 2차관이 모두 장관급으로 영전한 상황에서 부총리 임명까지 지연된다면 경제정책결정에 적지않은 악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 재정절벽문제 등 글로벌 리스크와 대북리스크까지 안고 있는 실정이어서 신속한 판단과 결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재정부는 현재 실·국장들이 장관급 회의까지 대신하는 등 직급 공백이 심각한 상황이다.
신제윤 1차관은 금융위원장에 내정돼 별도의 인사청문회 준비에 바쁜 상황이고, 김동연 전 2차관은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긴지 일주일이 다 됐다.
대학교수로의 복귀를 선언한 박재완 장관이 강의마저 미뤄가면서 아직 재정부 장관직을 수행하고는 있지만 실제 장관이 해야할 일은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그야말로 '투잡'으로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장관급 회의인 물가관계장관회의는 물가관계부처회의로 격하돼 부처 실국장들이 대참하고 있을 정도.
재정부 관계자는 "가능성은 적어보이지만 낙마를 해서 새로운 사람이 오든 무사히 인사청문회가 치러지든 어떻게든 결론이 빨리 났으면 좋겠다. 공백이 길어질수록 국가의 손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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