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키프로스, '플랜B' 구상..트로이카는 거부태세
2013-03-21 18:15:51 2013-03-21 18:18:13
[뉴스토마토 정세진기자] 키프로스 정부가 예금 과세율을 낮추고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이른바 '플랜B' 마련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키프로스가 은행 예금세 표결에 실패하자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키프로스 정부는 오는 26일까지 은행 문을 닫고 연기금 국유화를 중심으로 한 '플랜B'를 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는 여전히 못 미더워하는 눈치다. 
 
◇키프로스 '플랜B'의 주요 골자는?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21일까지 플랜B 논의를 마무리해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플랜B에는 연기금 20~30억유로를 국유화하고, 천연가스 수익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은행 예금과 교환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또한 예금 과세율을 낮추고 10억유로 미만의 예금자에게는 면세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각 정당들도 플랜B에 동참해 사회보장기금 50억유로를 사용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중이다. 
 
◇트로이카, 플랜B에 냉담한 반응
 
그러나 트로이카에서는 이 같은 키프로스의 노력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로이카의 한 관계자는 "키프로스 채무는 지속불가능한 수준"이라며 "2대 은행인 리카이, 뱅크오브키프로스를 살리기 위해 배드뱅크를 만들어 부실자산을 이전해야 한다"고 전했다.  
 
IMF측은 부실은행 폐점을, ECB는 구제금융을 받지 않을 경우 은행지원을 끊을 것을 경고했다.
 
요르그 아스무센 EU 집행위원은 "ECB가 지급 여력이 있는 은행에만 유동성을 지원해야 한다"며 "키프로스는 EU나 러시아로부터 선물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완고한 입장을 밝혔다.
 
다만, 키프로스가 유로존 경제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0.2%에 불과한 수준일 지라도 자칫 디폴트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유로존이 결국은 키프로스를 보호하지 않겠느냐는 낙관론이 아직은 우세하다.  
   
루츠 카포비츠 코메르츠뱅크 수석 외환전략가는 "유럽중앙은행(ECB)이 키프로스에 유동성을 좀 더 공급하거나 협상 시기를 연장해줄 것"이라며 "키프로스가 이로 인해 한숨 돌린다면 리스크는 완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유로존을 지키기 위해 EU와 ECB가 키프로스를 포기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는 "키프로스의 유로존 탈퇴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키프로스 구원투수로 나서나
 
이번 사태를 가장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는 국가는 바로 7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키프로스에 예치하고 있는 러시아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EU가 막무가내로 날뛰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하엘 사리스 키프로스 재무장관이 러시아 관료들을 만난 직후 나왔다.
 
사리스 장관은 전일 모스크바로 건너가 오는 2016년 만기의 25억유로 채무 상환 시한을 4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이자율 4.5%도 낮춰 달라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이며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주요 외신들은 "키프로스 정부가 새 대안 마련에 분주한 것은 러시아와의 협상에 실패했다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21일 모스크바에서 조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 등과 함께 키프로스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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