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외국계 은행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최저수준의 재형저축 금리는 물론 신용대출에 대한 최고수준의 가산금리, 상대적으로 많은 금융민원까지 외국계 은행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외국계 은행은 소비자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항변을 내놓고 있지만 지난해 이들 은행이 국내 은행에 비해 양호한 순이익을 달성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뒷맛이 씁쓸하다는 지적이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들이 가계 일반신용대출에 적용하는 가산금리는 평균 3.51%포인트다. 이러한 가운데 외국계 은행인 SC은행은 8.26%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적용해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씨티은행은 4.76%의 가산금리로 SC은행의 뒤를 이었다.
가산금리는 은행이 대출금리를 결정할 때 재원조달 비용인 기본금리에 추가적으로 붙이는 금리다. 보통 대출자의 신용도와 담보 유무에 따라 달라지며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일수록 가산금리가 높다. 보통 가산금리는 은행의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가산금리가 높을수록 그만큼 은행이 이익을 취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단 SC은행과 씨티은행은 국내은행이 꺼려하는 신용위험이 높은 고객군에게 대출을 제공하는 상품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SC은행 관계자는 “지난 2005년부터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고객을 위한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다 보니 가산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았다”며 “이 상품의 지난 2월 평균 취급 금리는 연 13.78% 정도로 유사한 대출상품을 취급하는 2금융권의 평균 금리(연 20% 중후반)보다 10%포인트 이상 낮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외국계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민원은 크게 늘고 있어 소비자 보호는 뒷전이라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만명당 민원건수를 기준으로 볼 때 SC은행이 9.5건, 씨티은행이 9.4건으로 전년대비 각각 31%, 38.8% 증가해, 15개 은행 중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대부분 대출모집인 관련 민원이나 무차별적 문자메시지 광고, 불법·부당 채권추심 등의 불만으로 금감원은 외국계 은행의 공격적 마케팅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씨티은행이 일으킨 문제라기 보다는 씨티은행과 계약을 맺은 대출모집인이 물의를 일으킨 것으로 문제가 있는 대출모집인과는 계약을 파기했다”며 “또 씨티은행을 사칭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어 관련해서 민원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자기 잇속만 챙기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은 그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SC은행의 연결당기순이익은 3752억원으로 전년대비 62.7%가 증가해 10개 은행지주회사 중 전년대비 증가폭이 가장 컸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외국계 은행은 낮은 자금조달금리를 바탕으로 국내은행보다 고금리 대출에 주력해 왔다”며 “국내 은행처럼 다른 조건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대출 모집인을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다 보니 결국 대출에 의한 수익 극대화를 위해 과도한 이자를 부과한 것이 이번 은행연합회의 비교에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외국계 은행은 약관이나 법적인 것만 들이대면서 소비자에게 엄격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상품에 대한 정확한 설명의무 등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으면서 법이나 약관에는 문제가 없다며 강하게 대응하는 것에 소비자의 불만이 많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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