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임명 강행 방침으로 딜레마에 빠졌다. 반대 여론이 부담스럽지만 여당 입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의지를 꺾을 수도 없는 이유에서다.
청와대는 윤진숙 장관 임명을 강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날 윤 후보도 보도자료를 내고 “해수부 장관직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지난 2일 열렸던 인사청문회에서 부실한 준비와 불성실한 태도로 장관직을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문회에서 윤 후보는 수산 업무와 관련된 질문을 대부분 “잘 모른다”고 답변하며 웃음으로 얼버무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야당 뿐 아니라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윤 후보는 해수부 장관직에 부적격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무위원에게 요구되는 것은 업무능력으로, 조직을 장악하고 관장할 수 있는 자질이 필요한데 윤 후보에게는 이런 자질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청와대의 현명한 판단(윤 후보 경질)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비리 의혹으로 낙마한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비슷하다.
다만 차이점은 반대 목소리가 훨씬 덜하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수산관계자들의 입장에서 이야기한 것이다”며 “다른 입장에서는 윤 후보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해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공개적으로 윤 후보를 지지하는 새누리당 의원들도 있다.
인수위 때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유일호 의원은 “윤 후보는 자질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업무를 담당할 능력이 없다고 보지 않는다”고 두둔했다.
새누리당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들도 윤 후보는 적격하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해 박 대통령의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
살제로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윤 후보 임명을 강하게 반대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윤 후보에게 반대하는 의원들은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는 것”이라며 “당론은 새 정부의 조속한 정상 출범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한달 반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미완성이다. 인사 난항과 정부조직법 개편안 통과 지연으로 미래창조과학부·해수부 등의 출범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초대 내각 조각이 마무리단계에 와 있는 지금 새누리당은 '이제 막바지인데 큰 문제 없으면 그냥 지나가자'는 식의 분위기가 팽배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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