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단체·언론노조, 이경재 방통위원장 후보 사퇴 촉구
"임명 강행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기는 것"
2013-04-11 13:56:11 2013-04-11 13:58:41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언론관련 시민단체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노조는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위원장이 방통위원장에 임명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지명 철회와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들은 "이 후보자가 전날 청문회에서 '방통위원장에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을 앉히는 게 무슨 상관이냐'는 식의 비상식적 대답으로 일관하고 박 대통령과 '텔레파시가 통한다'며 두터운 친분까지 고백했다"며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해 정권이 원하는 대로 방송을 주무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이 후보자에게는 상임위 관련 통신업체 대표로부터 거액의 정치 기부금 수수, 양도세 탈루, 정치자금법 위반 및 횡령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다"며 "도덕적으로도 고위공직자를 할 자격이 없음이 밝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전임 이명박 정권의 전철을 밟아 방송장악을 계속할지 방송을 정상화 시킬지 선택할 때가 됐다"며 "박 대통령이 '방송 장악 의도가 없다'며 국민에게 약속하고는 행동으로는 방송 장악 하수인 역할에 충실한 인물을 임명한다면 국민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성남 언론노조위원장도 "이 후보자는 지난 2009년 언론악법 날치기에 앞장섰고 종편의 필요성을 적극 설파한 인물"이라며 "이 후보자를 내정한 자체가 언론장악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라고 우려했다.
 
강 위원장은 "이 후보자가 전날 청문회에서 지난 5년간 공정방송을 위해 투쟁한 언론인들의 싸움을 '노사관계'라고 치부했다. 언론노동자들이 노사관계 수준의 싸움을 위해 500명 가까운 사람들이 해고 등 상처를 입으며 싸웠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방통위원장은 중립적 사고와 방송의 다양성, 중립성, 공정성에 대한 투철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며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인물이 방통위원장에 임명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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